최근 4명중 1명 코로나19 '가족 간 감염'
보통 40·50세대에서 자녀 세대로 전파
전문가 "가정에서도 위생 수칙 지키고 외부 모임 자제"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강남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강남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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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은 기자] 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 상태로 접어든 가운데 가족 간 감염 사례가 이어지며 바이러스가 사회를 넘어 안방까지 위협하고 있다. 특히 가족 간 감염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도 예방할 수 없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9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46명이며 누적 확진자는 5만8725명이다.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1천90명→985명→1천241명→1천132명→970명→808명→1천46명을 기록하며 1000명대를 웃돌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하는 등 각종 방역 조치를 동원하고 있지만 확산세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가족 간 감염으로 꼽힌다. 최근 한 달 새 확진자 4명 중 1명은 가족을 통해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족 간 감염에 대한 위험성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약 한 달간 발생한 확진자 1만5111명 중 24.2%(3654명)는 가족 내 선행 확진자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부산 발찜질체험방 관련 22명의 확진자 중 11명의 감염 경로는 가족 간 감염이었다. 또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의 가족 2명도 잇따라 진단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 밖에도 수도권에 비해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던 강원도의 최근 확진자 25명 중 9명이 가족 간 감염으로 전파되는 등 가족 감염 사례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천200명대를 기록한 지난 25일 오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천200명대를 기록한 지난 25일 오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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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가족 간 감염은 직장생활 등으로 사회활동이 활발한 40~50대가 먼저 감염된 뒤 가정 내로 2차 전파가 이루어졌다. 가족 내 가장 먼저 확진된 연령대는 40대가 32%, 50대가 29.9%로 40·50세대가 가장 많았고, 그 결과 0세부터 19세까지 소아·청소년 확진자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가족을 통해 2차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대 이하 확진자의 44%는 가정 내에서의 2차 전파로 인해 감염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간 감염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한다고 해도 막을 수 없어 더욱 위험이 따른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에서 열흘 만에 2.5단계로 격상됐지만, 확진자 수는 예전보다 쉽게 감소하지 않았던 것도 이러한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A 씨(51)는 "회사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점심은 사 먹을 수밖에 없고 출퇴근을 대중교통으로 하니까 위험하다는 생각은 자주 든다"라며 "혹시나 내가 감염돼서 가족에게까지 전파하게 되면 안 되니까 사용한 마스크는 집에 오자마자 버리고 바로 손도 씻으면서 최대한 조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B(23) 씨는 "부모님이 일을 다니셔서 집에만 있는 저보다 훨씬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라며 "가족끼리 하루에 저녁 한 끼 같이 먹는데, 불안해서 밥도 같이 못 먹게 되면 너무 삭막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 모를 감염을 막으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할 것 같긴 한데 집에서까지 식사를 따로 하고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게 슬프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28일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서 "중장년층은 일터와 사회활동 속에서 방역 수칙을 빈틈없이 실천해 사랑하는 가족의 안전을 스스로 지켜주시기 바란다"라며 "가정 내에서도 개인별 위생 수칙을 생활화해 주시고 가족 모임이나 행사도 올해만큼은 자제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문가는 직장 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수칙을 잘 지킨다고 하더라도 가정에서의 대면 접촉은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함께하는 식사 등으로 전파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지역사회에 많이 전파되어 있는 상황인데 집이라는 공간에서는 접촉이 상시 일어나고 마스크 착용도 하지 않으니까 가족 간 감염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며 "이제 바이러스가 사회 커뮤니티가 아닌 가정까지 스며들게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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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이어 "사회라는 것은 집 밖의 공공 공간을 뜻하는데 사회에서 거리를 둔다고 해도 가정에서의 접촉까지는 막을 수 없으니까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만으로는 방역이 어려워진 것"이라며 "불필요한 모임을 하지 말고 가족 간에 최대한 주의를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영은 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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