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北에 제재보단 대화 시도할 것"…韓 '촉진자 역할' 적극 추진
북미대화 조기 재개 어렵지만, 미국 내년 후반기 1단계 비핵화 협상 나설 가능성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한미 진보 정부가 공유해 온 외교 철학 통해 한미 공조 활성화 기대"
韓, 바이든 정부 설득할 논리 개발해야…코로나19 확산, 미·중 갈등 이슈는 부담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내년 1월 출범하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재를 앞세워 북한을 압박하기 보다는 대화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른바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는 상호 탐색전 양상을 띠면서 조기에 재개되기 어렵겠지만 내년 후반기 들어서는 미국측이 1단계 비핵화를 위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는 23일 발표한 '2021 국제정세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분석하고 바이든 행정부가 조기에 대북정책에 대한 검토를 마무리하고 북미 대화를 모색하는 가운데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집중하면서 미국의 대응을 관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정권교체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시간 소요가 있겠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당의 축적된 대북 데이터와 경험 그리고 전문성으로 생각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북한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다”면서 “한미 양국의 진보 정부가 공유해 온 외교 철학을 통해 한미 공조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임동원 외교안보 수석이 클린턴 대통령과 손을 맞잡고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라는 미국판 햇볕 정책을 이끌어 낸 성공의 경험을 재현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기대감 만큼 북미 대화 재개까지 우여곡절도 많을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통적 동맹 다자외교를 중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속도감 있게 추진한 ‘톱다운’ 방식의 북미 정상회담에 나설 가능성이 낮은 탓이다. 단계적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상호 입장 차이로 대화가 중단되는 상황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김 원장은 “미국에게 있어 북한 문제는 부정적인 아젠다”라면서 “무기 개발의 기술적 필요성이 있는 북한의 입장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우선 순위에서 미룰 경우 북한의 도발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밝혔다. 최악의 경우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기 상황을 반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연구소는 북미 대화 재개, 남북관계 개선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했다. 바이든 행정부 외교안보팀과 바이든 대통령을 움직일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해 코로나19상황과 미중갈등 등 이슈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밀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북핵 문제의 당사자이면서 북미 대화의 촉진자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예방하고 북미 협상 재개와 진전을 위해 양측을 대상으로 양면 외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남북관계 개선 역시 내년 1월 북한의 제8차 당대회 이후 대외 전략과 3월 한미 연합훈련 등으로 난항이 예상되지만 북미 대화 재개를 분위기를 동력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이상숙 외교안보연구소 연구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북한은 코로나19 등으로 대내 정치에 집중하고 연합훈령 등이 시행되면 남북관계 개선은 용이하지 않을 전망”이라면서도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 면제 연장을 승인한 대북 인도주의지원 등은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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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연구소는 한미 관계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 복원과 다자주의 회복에 노력하면서 12개월째 협정 공백 상태에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협상 등 현안을 원만하게 해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방적으로 대폭 증액을 압박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한국측이 제시하고 있는 선에서 4~5년 수준의 다년계약으로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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