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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공유자원(共有資源)이란 공기나 하천처럼 소유권이 특정 개인에게 있지 않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누리는 전체의 것을 가리킨다. 도로나 항만 등 공공의 목적을 지닌 사회간접자본(SOC)도 공유자원에 속한다. 문제는 공유자원 이용 비용을 한 개인이 아닌 사회 전체가 분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효용 가치가 비용을 한참 웃돌다 보니 함부로 쓰는 경향이 짙다. 바다·육지는 물론 세계 각국이 심각한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로 신음하는 것도 별 위기의식 없이 공유자원을 남용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속성과 맞닿아 있다.


'위기에 빠진 지구 - 자연자본과 지속 가능성 모색'에서 두 저자는 공유자원을 '자연자본'으로 표현한다. 공유자원과 대동소이한 자연자본은 2018년 환경경제학 창시자인 제프리 힐의 '자연자본 -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해법'을 통해 우리 사회에 알려진 개념이기도 하다.

'위기에 빠진 지구'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 체결 당시 프랑스 측 협상 대표이던 로랑스 투비아나와 지속 가능 발전학을 연구하는 클로드 앙리가 공동 집필했다. '위기에 빠진 지구'는 모든 지구 생명체에 날로 위협적으로 변해가는 환경문제를 자연자본과의 관계 속에서 심도 있게 살핀다. 이어 전 지구적인 시각으로 문제의 원인에 대해 진단한 뒤 다음처럼 다소 추상적인 처방전을 내린다.


"과학이든 기술이든 조직이든 행동이든 혁신하지 않고는 자연자본을 파괴하고 인류사회를 무너뜨리는 지금 추세를 되돌릴 가망이 없다. 그러나 과학과 마찬가지로 혁신 자체가 선(善)은 아니다. 혁신 자체는 파괴적일 수도 있다. 따라서 혁신이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이끌어질 수 있도록 유인책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두 저자는 시종일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라고 경각심을 불어넣는다. 이미 경고등이 켜진 자연자본의 파괴가 먼 미래 세대에게나 닥칠 위협이라고 애써 외면하는 많은 사람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다. 이미 늦은 것 같은데, 그렇다면 되돌릴 방법을 찾을 수는 있을까.


의외로 단순명료하다. 과학과 기술, 법과 제도 등 우리가 가진 것만 잘 활용해도 자연자본 파괴의 위기를 얼마든지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고 두 저자는 역설한다. "최대한 단순하되, 너무 단순하지 않게"라는 이론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의 정신에 입각하라는 조언도 곁들인다.


과학과 기술은 강력한 지렛대다. 일례로 열대우림에서 나무와 토양 사이에 일어나는 탄소 교환 비율을 제대로 측정할 수 있다면 열대우림 보전 능력치가 상승한다.


법과 제도는 유용한 수단이다. 법으로 자연자본 남용에 대해 처벌할 '채찍'을 만들고 경제 정책으로 올바른 선택에 이르도록 유인할 '당근'을 제공하자는 취지다. 이를테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탄소세 같은 것이다.


두 저자는 인간과 자연자본 모두에 해가 되는 기업이야말로 방향 전환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파리협정 등 여러 이니셔티브가 다양한 형태로 서로 영감을 주고 경쟁하고 조율하면서 발전하는 것은 지극히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평가했다.


애초 기후 위기에 관한 선진국 중심의 논의가 세월이 지나면서 한국은 물론 중국, 남미 등 신흥국까지 확산하면서 이제 전 지구적 의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할 뿐,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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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저자의 마지막 경고가 특히 한국 사회에 섬뜩하게 다가온다. "핵위협과 마찬가지로 기후변화나 환경 파괴에도 똑같이 민감해져야 한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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