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만나도 이렇게 응원해요" 코로나에 수능 응원도 비대면으로
코로나 확산…교문 응원 금지
SNS·플래카드 등 비대면 수능 응원 물결
수험생 "얼굴 못 봐도 응원 건네줘서 힘 나"
[아시아경제 한승곤 ·김영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세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원 역시 얼굴을 맞대지 않는 비대면 방식으로 이어졌다. 매년 수능 전날과 당일 수험장 교문 앞에서는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학부모와 학교 후배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교문 앞 응원이 전면 금지된다.
앞서 모든 고등학교는 수능 방역을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됐다. 교육부는 수능 1주 전부터 학원과 교습소에는 대면 교습 자제를, 그리고 수험생에게는 학원과 교습소의 이용 자제를 권고했다.
서울시는 지난 1일 수능 당일과 전날 시험장 앞 응원 행사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시는 학부모들에게도 시험장인 학교 교문 앞에서 대기하거나 집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2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는 지난달 20일 일선 학교에 수능 당일까지 교내외 각종 집합행사 비대면 전환과 학생들의 다중시설 이용 자제, 수능일 응원 행사 금지, 응원 자제 등의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이에 학생들은 교문 응원 등 금지된 현장 응원 대신 응원 영상이나 응원 문구를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리며 비대면 응원을 이어가고 있다.
10년 넘게 전통처럼 수능 응원식을 진행했던 서울 중동고등학교에서는 올해 응원식을 취소하고 온라인 수업을 통해 직접 제작한 응원 영상을 상영했다고 전했다. 이른바 '수능 출정식'으로 불리던 수능 응원 대신 학교 방송반에서 직접 제작한 영상 응원으로 대체하며 비대면 응원 방법을 기획해낸 것이다.
또 경기 수원 영덕고등학교 학생들은 1일 유튜브에 '2021 영덕고 수능기원제' 영상을 올리며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학생들은 영상을 통해 "영덕고등학교 3학년 선배님들! 그동안 각자의 꿈을 위해 달려오신 선배님들을 누구보다 뜨겁게 응원한다. 노력하신 만큼 좋은 결과 얻길 바란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구독자가 87만 명에 달하는 유튜버 '울산큰고래 박성주'도 이 영상을 통해 영덕고 학생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냈으며, 영상 마지막에는 영덕고 학생들이 운동장에 발광다이오드(LED) 촛불로 '날개를 펴고 비상하리라'라는 문구를 만들기도 했다.
강원도 원주의 육민관고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들도 지난달 27일 '육민관고등학교 2021'이라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고3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영상에서 1,2학년 학생들은 학급별로 짧은 응원 영상을 만들었고, 영상 후반부에서는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단체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고3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또한 경기 백마고등학교 앞에는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줄지어 붙어있었다. 기존에 수능 전날과 당일 모두 교문 앞에서 하던 응원을 하지 않는 대신 플래카드로 수험생들을 응원하기로 한 것이다.
수능을 앞두고 예비소집을 다녀온 백마고 3학년 김 모 양(19)은 "수능 날 교문 앞 응원을 한 번쯤은 받아보고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경험해볼 수 없어서 조금은 아쉽다"라며 "그래도 수많은 플래카드로 대신 응원을 받기도 했고 학교에서도 후배들이 선생님들을 통해 간식과 마스크 등을 전달해주며 응원해줘서 힘이 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험생 박 모 양(19) 역시 비대면 수능 응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 모 양은 "원래 교회에서도 수능 전 주 예배 시간에 수험생들에게 직접 선물을 나눠줬는데 올해는 현관 문고리에 선물을 걸어두고 우편함에도 넣어두고 갔다"며 "응원 영상도 만들어서 보내주시고 얼굴을 못 봐도 주변에서 이것저것 챙겨주며 응원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또한, 합격을 기원하는 엿과 찹쌀떡 등 응원 선물 역시 수험생에게 직접 건네주는 대신 택배나 모바일 기프티콘 등으로 전달됐다.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이 모 씨(51)는 "작은딸 수능을 앞두고 친척이나 지인들로부터 각종 모바일 기프티콘을 받았다"며 "택배로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선물들도 배송이 된다는 것을 보고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서 선물을 주는 방법도 바뀌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4년 전 큰딸이 수능을 볼 때쯤에는 친척들이 직접 얼굴을 보면서 초콜릿이나 찹쌀떡 같은 선물을 챙겨준 것으로 기억하는데 올해는 아무래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부 택배나 기프티콘으로 응원해주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에 방영당국에서도 수능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있는 학교 앞 응원 등을 자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지난 1일 브리핑에서 "수능 당일 응원, 교문 앞에서 대기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교육부의 당부가 있었다"며 수능 당일에도 각 수험생과 가족, 학교 관계자들이 철저히 방역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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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코로나19 사태 속에 치러지는 수능에서는 수험생 간 거리두기가 이뤄지며 확진·자가격리·유증상자를 위한 별도 시험장도 마련된다. 수험생은 49만여 명으로 역대 가장 적지만, 교육 당국은 관리ㆍ감독 인력과 시험실을 최대치로 준비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은 인턴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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