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유지지원금 사각지대 놓인 급식·자판기 등 中企 ‘곡소리’
고2와 중3, 초등학교 1,2학년 등교수업을 하루 앞둔 지난 5월26일 서울 서초구 신동초등학교 급식실에서 관계자가 테이블과 가림막 등을 소독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문혜원 기자] "40여년간 사업해왔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올해 3월 개학이 1주일 연기됐다가 또 2주 다시 연기되면서 '설마'하는 생각에 직원들을 그대로 유지하다가 벌써 8개월을 눈뜬 채로 꼼짝 않고 당했다.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한계가 왔다는 걸 느끼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김호균 한국급식협동조합 이사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중소기업의 고용 부담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고용유지지원금을 활용해 해고 대신 휴업이나 휴직으로 고용을 힘겹게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이 지원금마저 못 받거나 한도에 도달하는 업종이 늘면서 중소기업계의 경영상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3일 중소기업중앙회는 고용노동부와 함께 '고용유지지원금 현장애로 해소 협의체'를 구성하고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 연장, 업종 추가 등을 건의하기로 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사정이 어려운 기업이 고용조정 대신 휴업, 휴직하는 경우 지원하는 제도다. 휴업ㆍ휴직 후 대체 고용을 예방하기 위해 고용유지조치기간 동안 신규채용을 하는 경우에는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되나, 신규채용이 불가피한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지난해 669억원에 불과했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액은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총 2조6470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달 29일 기준 고용부에 고용유지조치 계획서를 제출하고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사업장은 8만2123개소로 집계됐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20일 모든 업종에 대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을 180일에서 240일로 60일 연장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올 3월부터 지원금을 받은 기업들이 여전히 경영 어려움을 호소하는 점을 감안한 조치였다.
문제는 급식업, 자판기판매업 등 일부는 음식점과 노래방, PC방, 주점 등과 같은 고위험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로 특별피해업종에서 제외돼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점이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뒤 전국의 위탁급식영업업체는 현재 700곳 이상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 조사 이래 최대 규모다.
통상 급식업체는 한 학기나 연 단위로 경쟁입찰을 통해 학교와 계약을 맺는다. 납품 계약과 동시에 인력을 배치하고 식자재를 선구매하는 구조로, 정산은 학교 측이 매달 배식 인원을 확인한 뒤 사후처리한다. 때문에 등교 지연으로 급식이 중단ㆍ축소될 경유 추가 인건비나 식자재 재고 등의 부담은 고스란히 급식업체의 몫이 된다.
김호균 한국급식협동조합 이사장은 "교육부가 개학을 연기함으로써 일방적으로 급식업체들과의 계약을 불이행하는 행위로 우리가 피해를 봤으나 정부를 상대로 소송까지 할 수야 있겠나 싶어서 보전해주시길 기다려왔지만 아무 소식이 없다"면서 "노동부에도 지난 8월 급식업체 특별업종 선정 신청을 했지만 아직 묵묵부답이다. 어느 정부부처로부터도 지원은 커녕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대상에 속해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해온 중소기업체들도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정부 지원이 줄어들면서 대량 해고를 눈앞에 두고 있다. 윤영발 한국자동판매기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올해 대학교가 개강을 하지 않고 전시ㆍ행사가 열리지 않자 자판기 납품처가 문을 닫으면서 매출액이 반토박 났다"면서 "그나마 고용유지지원금을 6개월 정도 받으며 근근이 버텼지만 이제 그마저도 끊겨 직원 해고가 불가피한 업체가 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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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많은 기업들이 현 수준의 고용유지지원금으로도 겨우 인건비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간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특례 지원기간 연장을 위한 예산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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