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빠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 '피격 공무원' 아들 호소…논란 재점화
피격 공무원 아들 친필 호소문 공개
유가족, 오늘(6일) 오후 기자회견 열어 국방부 감청기록 등 정보공개요구
해당 자료 공개 여부...국정감사서도 쟁점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북한군에 의해 사살당하고 시신이 훼손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 모 씨의 유족이 이 씨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상조사를 해달라는 취지로 쓴 편지를 5일 공개했다. 야당은 유족 편지에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며 비판에 나섰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과하며 해당 사건 논란은 가라앉는 듯 보였으나, 아들의 편지로 인해 논란이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피살 공무원 이모 씨의 형 이래진 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등학교 2학년생인 조카 이 군이 대통령에게 쓴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편지엔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 명예를 되찾아 달라는 호소가 담겼다.
이 군은 편지에서 아버지에 대해 "대한민국의 공무원이었고 보호받아 마땅한 대한민국의 국민이었다. 나라의 잘못으로 오랜 시간 차디찬 바닷속에서 고통받다가 사살당해 불에 태워져 버려졌다"라며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라고 호소했다.
특히 이 군은 정부의 '월북' 주장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이 군은 "(아빠는)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39km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은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라며 "대통령님께 묻고 싶다. 지금 저희가 겪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유족 편지에 야당은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달 북한군에 사살 후 불태워진 해수부 공무원의 고등학생 아들은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편지에서 '아빠가 죽임당할 때 나라는 뭘 했나요'라고 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에게 답변을 요청한다. '자진 월북자 아들'의 손편지로 봐야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또 조 의원은 △남북공동진상조사 촉구 △대북규탄 결의안 압박 △유엔에 북한 제소방안 강구 등을 주장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민의힘은 북한의 공무원 피살 사건 피해자의 형을 증인으로 채택하자고 제안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지속해서 해당 사건과 관련해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또한, 사망한 이 씨는 월북 정황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3일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정부는 결정적 물증도 없이 실종 공무원을 월북자로 규정했다"며 "정부가 자기 책임 줄이기 위해 꺼낸 월북론은 희생자를 두 번 죽이고 남북관계도 악화시키고 있다"고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사망한 이 씨가 월북 과정에서 사건이 일어났고, 북한과 이 사건과 관련해 공동조사를 하자는 입장이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4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근 북한 해역으로 월북을 시도한 민간인 사망사건으로 남북관계에 긴장이 흘렀다"며 "남·북 공동조사를 위한 북측의 협조를 기대한다. 민주당은 화해와 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달 북한군으로부터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 씨의 월북이 추정된다는 정부 발표를 지속적으로 반박해 온 국민의힘을 겨냥해 "이건 진실 창조가 아닌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신 최고위원은 "해경 중간발표 이전에 국방부의 공식 입장 발표가 있었다. 월북하려 했다, 북한 군인이 사살했고, 시신 훼손했다고 발표했다"며 "근데 (국민의힘은) 국방부 발표 중에서 사살과 시신 훼손을 받아들이면서도 월북은 외면하며 받아들이지 않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앞서 국방부는 사망한 공무원이 북측에 월북 의사를 타진했다가 사살됐다고 밝힌 바 있다. 판단의 근거가 된 첩보 자료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월북 진위 등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청와대에 보낸 북측 통지문을 통해 남녘 동포에게 대단히 미안하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북측은 "김정은 동지는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코로나19)로 격무에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일어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로 문 대통령과 남녘동포에게 실망을 줘 대단히 미안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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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족은 오늘(6일) 오후 3시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과 관련한 국방부의 감청기록 등에 대해 정보공개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보공개 청구 대상은 지난달 22일 오후 3시30분부터 같은 날 오후 10시51분까지 국방부가 갖고 있는 감청 녹음파일(오디오 자료)과 같은 날 오후 10시11분부터 10시51분까지 북한군이 피격 공무원의 시신을 훼손하는 장면을 녹화한 파일(비디오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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