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Z세대 주식광풍]'바늘구멍' 취업·부동산, 주식말곤 방법없는 20대

최종수정 2020.09.29 10:01 기사입력 2020.09.28 11:50

댓글쓰기

코로나사태 이후 알바도 어려워
자산 적고 미래 확신 적어
부동산 시장 진입도 불가능
계층 이동 가능성 닫혀

20대 취준생 "배당금이 은행이자 보다 높아"
"기업만 망하지 않으면 문제 없어"
깜깜이 투자 부채질

[Z세대 주식광풍]'바늘구멍' 취업·부동산, 주식말곤 방법없는 20대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이관주 기자, 이정윤 기자] 20대 주식광풍은 우리 사회의 청년들이 직면해 고민하는 사회구조적 문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최근 수년간 초저금리 여파로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급등했지만 근로소득은 제자리인 탓에 내집 마련의 꿈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대학을 졸업하면 어렵지 않게 취업하고, 꾸준한 직장생활로 아파트 한 채는 사둘 수 있는 시대는 저물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소득은 있지만 청약점수가 낮은 30ㆍ40대는 최근 부동산 폭등장에서도 '영혼까지 끌어모아(영끌)' 아파트를 사들였다. 그러나 자산이 적고 미래에 대한 확신이 약한 20대는 이마저도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주식 빚투' 대열에 가세한 것이다. 대학생 조모씨(24ㆍ서울 마포구)는 국내 주식시장이 대폭락한 지난 3월 종잣돈 300만원을 모두를 삼성전자와 카카오ㆍ네이버에 투자했다. 조씨는 "부동산은 자본금이 많이 필요해 엄두가 안나고 적금으로는 돈을 불리기 어렵기 때문에 주식밖에 답이 없다"고 했다.

20대 주린이(주식 어린이)는 30대의 부동산 투자를 일컫는 '부생아(부동산 신생아)'의 동생 격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동산은 진입 장벽이 너무 높기 때문에 20대가 손쉽게 투자하고 수익도 얻을 수 있는 주식에 눈길을 돌린 건 상식적 판단"이라며 "우리 사회가 계층 이동의 가능성이 닫히면서 20대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주식에 투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직난이 더욱 심화된 것도 이들의 주식투자를 부채질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20대가 일할 곳이 너무 없다. 취업도 어렵고 투자할 때가 마땅치 않다는 현실 속에서 20대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주식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선택지가 주식투자뿐인 20대는 그래서 더 절박하다. 취준생 강모(27ㆍ여)씨는 자신이 투자한 종목의 수익률을 확인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국내는 물론 해외뉴스까지 살핀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아야 다음 투자종목을 선택할 수 있어서다. 지인들과 단톡방에서 종목추천이 이뤄지고, 취업 스터디모임에서도 면접보다는 주식이야기가 먼저다. 강씨는 "옛날에는 '주식투자하면 패가망신 당한다'고 했지만 요즘에는 주식투자를 안 하면 바보라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을 통한 빠른 정보 습득은 20대를 '빚투'도 마다않는 공격적 투자자로 만들고 있다. 몇 년 전 가상통화 광풍 당시 20대가 투자 러시를 주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대학생 채모(25)씨는 "주식의 경우 배당금만 해도 은행 이자율보다는 높지 않으냐"면서 "국가 전체적인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와도 기업이 망하지 않으면 내 주식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모(26)씨는 "비트코인이 유행할 때 뛰어들었다 실패해 한동안 멘털이 나갔던 적이 있다"며 "주식은 그래도 버티면 본전은 찾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있어 그리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