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연장, 개인 장세 이어진다
개인 순매수 다시 6조원 넘어
"중장기적 예탁금 100조 전망"
IPO 공모주 배분방식 개선
증권사 대출금리 인하도 추진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고형광 기자]정부가 공매도 금지 조치를 6개월 연장하고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 제도를 개선키로 함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증시 상승세를 이끌어온 개인투자자들의 주도력이 약화됐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번 조치 등으로 개인투자자가 이끄는 장세가 더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임시금융위원회에서 내달 15일 종료 예정인 공매도 금지를 내년 3월15일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의결했다. 금융위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시장변동성 확대를 감안했다"며 "해당 기간 불법공매도 처벌 강화, 개인투자자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ㆍ코스닥ㆍ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가 연장된다.
코로나19 재확산 뿐만 아니라 공매도에 반대하는 개인투자자의 목소리가 커진 것도 이번 연장 조치에 한 몫 했다. 개인들은 공매도 제도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공매도 금지 조치가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당국이 금지 조치 연장과 함께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날 증권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정책당국이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개인 투자자들이 기회의 불공정성을 느끼고 있다면 마땅히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고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공개(IPO) 청약 때 공모주 배분 방식도 소액투자자에게 유리하도록 개선된다. 은 위원장은 "청약증거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 많은 물량을 배정받는 현행 개인투자자 배정 방식은 고액 자산가일수록 유리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최근 SK바이오팜 같은 공모 대어들이 상장될 때 소액 투자자들이 배제됐다는 지적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들에게 대출해주는 신용융자의 금리 인하 방안도 추진된다. 은 위원장은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하는 동안 신용융자 금리를 전혀 변동시키지 않은 증권사들이 있다고 한다"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불투명성과 비합리성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내달 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개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공매도 금지가 종료될 경우 그동안 증시를 이끌어온 개인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됐으나 공매도 금지가 연장되면서 이 같은 우려가 해소됐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조기에 공매도 금지 연장 결정을 함으로써 9월 초 불거질 수 있었던 수급 불확실성을 선제적으로 해소했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 회복을 주도한 것이 개인 수급인데 공매도 금지 해제가 개인 수급에는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는 요소였던 만큼 잠재적 불안 요인이 6개월 이연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이 이끄는 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장기적으로 고객예탁금이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고객예탁금은 지난 20일 기준 52조6000억원으로 늘어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면서 "현재와 비슷한 통화량(M2) 증가가 나타난 2005~2008년 3년에 걸쳐서 주식형 수익증권이 80억원 순증한 바 있는데 저금리를 통한 통화량 증가가 지속되는 한 고객예탁금은 최소 100조원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는 개인들의 주식 매수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라며 "사회적 통념상 재태크 수단이 주식으로 압축되는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그 상단을 예측하기 더욱 어렵다"고 덧붙였다.
개인의 월별 순매수 추이를 보면 코로나19 폭락장이 나타났던 3월 11조원으로 늘었다가 4~6월에는 5조원 수준을 유지했고 7월 3조원대로 떨어졌으나 이달에는 다시 6조원을 넘어섰다. 개인들의 매수 여력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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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개인의 주도력이 이전만은 못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 및 부동산 규제 등으로 상대적으로 증시의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를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큰 폭의 신규 유입 기대는 제한적"이라며 "고객예탁금과 개인의 신용융자 확대로 이어져 온 유동성 장세는 지난 저점에서와 같이 폭발적인 레벨업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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