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본인이 파기한 이란핵합의 '스냅백' 지시...동맹들도 반발(종합)
2018년 파기한 이란핵합의 스냅백조항 발동 지시
EU마저도 권한없다 난색표시...외교적 혼선 심화 우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5년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당시 세부조항으로 들어있던 제재복원(스냅백) 조항을 이행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국제연합(UN)과 동맹국들과의 외교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이란핵합의는 앞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파기됐으며, 핵합의 당사국들도 이미 미국은 탈퇴상태라 스냅백 조항을 시행할 수 없다고 주장 중이다. 미국 내에서도 외교적인 혼선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에게 미국은 스냅백 조항에 따라 이란에 대한 제재를 모두 복구할 것이란 내용을 유엔에 통보하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언제나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0일부터 대이란제재 복원과 관련,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대이란 제재조치를 전면 복원하는 스냅백 조항을 시행하겠다 밝혀 논란이 일었다. 스냅백 조항은 지난 2015년 이란핵합의 당시 세부조항으로 들어갔던 것으로 이란이 제대로 핵합의 내용을 이행치 않는 경우, 일부 완화했던 이란제재를 다시 복원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항이다.
이미 이란핵합의를 2년전에 파기, 탈퇴한 미국이 해당 스냅백 조항을 이행할 권한이 있는지를 놓고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이란과 함께 중국, 러시아 등 친이란 국가들은 미국이 이미 핵합의를 탈퇴해 참가국으로 여겨질 수 없다며 스냅백 조항 역시 핵합의 탈퇴와 함께 이미 권한이 사라진 상태이므로 제재 복원조치를 취할 수없다는 입장이다.
유럽연합(EU) 역시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앞서 16일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대변인은 미국의 스냅백 조항 시행에 대해 성명을 내고 "미국은 앞서 2018년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했고, 해당 합의의 참가국으로 여겨질 수 없다"며 "미국이 핵합의 세부조항으로 마련된 절차들을 사용할 위치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2018년 이란핵합의는 탈퇴했지만, 여전히 합의 참가국으로 남아있으며 스냅백 조항을 시행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같은 무리한 조항을 시행코자 하는 것은 앞서 지난 14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오는 10월18일 만료되는 대이란 무기 금수 제재안 부결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은 대이란 무기금수 제재 연장을 제안했지만, 미국과 도미니카공화국 2개국만이 해당안에 찬성한 채 부결됐다. 중국과 러시아는 반대했고 이란 핵합의 참여국인 프랑스, 독일, 영국을 포함한 나머지 11개국은 기권했다. 대이란 제재 복원이 미국의 외교적 위상과 결부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더 강경하게 나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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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과도하게 억지를 부릴 경우, 외교적 혼선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정치매체인 악시오스는 "이스라엘과 서방 외교관들은 향후 30일 동안 외교적으로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며 "유엔에서 해당 사안이 부결되면 미국의 대이란제재는 국제적 공조를 받기 더 어려워지며, 트럼프 행정부가 끝내 고집을 부리며 유엔의 결정을 번복해 독자적인 제재를 계속해도 외교마찰을 피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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