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지도부는 선 긋는데…당 내선 "충청 전역 이전" 역제안 주장
주호영 원내대표, 與 실정 묻힐까 '입단속' 했지만
정진석 의원·오세훈 전 시장 추가 의견 내놔
"이전 지역·대상 확대하자" 與에 역제안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미래통합당 지도부가 여당이 띄운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선을 그은 가운데 당 내서는 백가쟁명식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당분간 의견표명을 자제해달라"는 주호영 원내대표의 함구령에도 세종을 넘어 충청 전반으로 이전을 확대하자는 역제안까지 나왔다.
지역구가 충남 공주ㆍ부여ㆍ청양인 정진석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행정수도 이전으로 수도권 과밀 해소와 지역균형발전을 이뤄내려면 굳이 지금의 세종시만 고집할게 아니다"며 "분산의 효과를 더 넓은 인근지역까지 확대하는 것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이후 여당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행정수도 이전 추진 제안에 당 내서 가장 먼저 호응한 바 있다. 그는 언론 통화에서 "진정성에 의심이 간다"면서도 "행정수도를 완성해야 한다는 방향에 동의한다. 국회의사당의 세종시 이전은 개헌 없이 법 개정 만으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광풍의 한 가운데서 행정수도 이전 논의를 제기한 의도가 위기 국면의 전환에 있는 것을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면서도 "기왕에 논의를 하려면 이번엔 제대로 하자"며 여당의 행정수도 이전 공론화 움직임에 야당이 동참할 것을 제안했다. 오 전 시장은 그러면서 "행정수도 완성 논의는 세종을 넘어 충청도 지역 전체를 살리는 방향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역제안했다. 정 의원과 맥을 같이하는 주장이지만 더 구체적인 대안을 내놨다. 오 전 시장은 "워싱턴도 입법ㆍ행정ㆍ사법을 모두 품고 있다"며 "우리도 입법부와 행정부 뿐 아니라 사법부도 함께 가자"고 주장했다.
그는 "예를 들어 청와대는 논산ㆍ천안 아니면 국제공항이 있는 청주로, 국회는 충북의 보은ㆍ옥천 아니면 영동으로, 대법원은 예산 혹은 부여로, 헌법재판소는 홍성 아니면 공주로 이전하는 길을 찾아보자"며 "세종시로 청와대와 국회까지 이전시키면 세종시는 또다른 포식자가 되고, 인근 지방은 붕괴와 소멸의 길을 걷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섣불리 논쟁에 같이 가담하지 말아달라"며 입단속에 나선 바 있다. 그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를 통해서도 "민주당이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엉뚱한데 이슈를 던진 것"이라며 당 차원에서 논의를 확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 원내대표가 당 소속 의원에게 의견 표명 자제를 요청한 것은 행정수도 이전 공론화로 민주당의 다른 실정들이 덮일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당 내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연이어 여당의 공론화에 동참하는 발언을 내놓는 것은 기왕 논의의 판이 만들어진 만큼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해 의제를 주도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통합당이 행정수도 이전 자체에 반대한다는 오해를 심게될까봐 경계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울러 정 의원으로서는 충청권 표심을, 오 전 시장으로서는 대선 주자로서 본인의 존재감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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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에 적극 뛰어들지를 놓고 당 내 의견이 갈리지만 행정수도 이전을 실행할 방법은 국민투표로 의견이 모이는 모양새다. 주 원내대표는 "행정수도를 이전할 계획이 있다면 개헌을 하든지, 아니면 국민투표에 붙여야 한다"며 "국민적 동의 없이 되겠나. 국민투표는 반드시 거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 역시 이전 대상과 지역을 확대한 안을 만들어 채택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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