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 압박" vs "코로나 우려" 퀴어축제 개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퀴어축제 개최 반대" 靑 청원, 하루 만에 8만명 동의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두 차례 연기됐던 제21회 서울퀴어문화축제 일정이 오는 9월로 확정된 가운데 행사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퀴어 축제는 국내 최대 규모 성 소수자 축제로, 당초 지난 5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두 차례 연기됐다.
일정이 재확정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서는 해당 행사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축제를 강행하는 것이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아예 행사를 취소해달라는 요청도 나오고 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에 따르면 올해로 21회째를 맞은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오는 9월18일부터 29일까지 12일간 열릴 예정이다.
애초 지난 5월 개최 예정이었던 행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6월로 한 차례 연기됐다. 이후 한 차례 더 연기되면서 결국 오는 9월로 날짜를 확정했다.
조직위는 "올해 축제는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새롭고 안전한 방식으로 개편돼 개최된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 누리꾼들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많은 인원이 모이는 만큼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을 수 있고, 많은 사람과 마주하다 보니 코로나19에 확진되더라도 동선 파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누리꾼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진 모르겠으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되는 방식이면 반대하고 싶다"라며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된 상황에서 확진자가 있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우려했다.
이어 "특히 무증상 감염자는 본인이 확진됐다고 인지 못 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본인도 모르게 바이러스를 퍼트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참여자 모두 위험해질 테고 사회적 파장도 커질 것"이라며 "사람들이 모이는 방식으로 축제를 진행한다면 연기해야 한다. 이번 연도 행사 개최는 정말 신중히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제21회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21일 오전 10시30분 기준 8만48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오는 9월로 재확정된 축제 일정에 대해 언급하며 "코로나19 사태로 기관과 단체는 자발적으로 예방을 위해 공식적인 모든 모임을 전부 취소했고, 정부는 모든 모임을 최소화 또는 규제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점에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는 올해도 변함없이 강행하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사가 9월이고 주최 측이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새롭고 안전한 방식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해도 여전히 코로나19는 우리의 생활 속에 존재하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대규모 행사를 아무런 생각 없이 대대적으로 공지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와 서울시는 코로나19 종식이 되지 않는 현시점에서 퀴어 축제를 발표하는 것은 지극히 이기적"이라고 비판하며 "축제를 즉각 취소시켜달라"고 촉구했다.
이와 별도로 퀴어 축제의 '선정성'을 이유로 행사를 개최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행사 때, 일부 참가자들이 속옷만 입고 참가하거나 반라 상태로 행진하는 경우도 있어 공공시설에서 열리는 행사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다.
지난해 5월 서울시 공무원 17명도 '서울광장에서 퀴어 행사 등을 하겠다고 신고할 시 불수리할 것을 서울시에 요청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퀴어문화축제가 건전하지 않고, 혐오감을 준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성 소수자의 행사가 필요하다면 아동·청소년의 접근이 어려운 실내체육관에서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반면 해당 축제가 성 소수자의 평등과 자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입장도 있다.
한채윤 비온뒤무지개재단 상임이사는 2018년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2015년 처음으로 서울광장에서 퍼레이드를 진행했는데 이 퍼레이드를 광장에서 하는 게 맞냐는 논쟁이 벌어진 게 사실"이라면서 "차별받는 소수자의 평등과 자유를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기독교 또는 보수 성향 단체들은 매년 퀴어퍼레이드 등 관련 행사에 맞불 집회로 반대 목소리를 내오고 있다.
2014년 서울 행사에서는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퍼레이드를 막아 도로에서 4시간 넘는 대치 상황이 연출됐고, 2015년에는 보수 성향 기독교 단체가 개막식을 막아 행사가 1시간 지연되는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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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퀴어 축제에서는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방해를 시도하거나 도로에 드러눕는 등의 소동이 발생했다. 2017년에는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동안 일부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항의하거나 행진을 가로막는 일들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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