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美도 '영웅' 별세에 대통령 조문 논란
트럼프, 견원지간 루이스 의원 사망에 침묵중
흑인 인권운동 확산 중 법과 질서 외치다 흑인 인권운동 대부 추모 나서기 부담
과거에도 자신과 척진 이 사망시 매몰찬 외면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한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조문 정국이 형성됐다. 한국에서는 인권운동가 출신 박원순 서울 시장과 첫 4성 장군 백선엽 장군이 대상이었다면 미국에서는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으로 통하는 인물의 사망이 오히려 사회 분열의 간격만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와 함께 흑인 민권 운동을 주도했던 존 루이스 하원의원이 17일(현지시간) 별세하자 미국내에서는 추모의 열기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시청하는 폭스뉴스를 포함해 미 언론들이 루이스 의원의 사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그의 일생이 현대 미국사에 미친 영향력을 상기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는 조용하기만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해킹 사태 직후 잠시 트윗을 멈췄다 재개했지만 루이스 의원 사망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백악관측도 같은 모습이다.
마침 루이스 의원이 인종차별 반대시위를 향해 '법과 질서'를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견원지간' 사이라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우는 요인이다.
최근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과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흑인 민권운동의 대부가 사망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침묵하거나 오히려 비난을 할 경우 적잖은 후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루이스 의원은 1965년의 셀마 행진에서 마틴 루서 킹 2세 목사와 행진하며 흑인 민권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미 정가에서 정파를 초월해 존경받은 인물로 꼽힌다. 이쯤되면 진영이 다르더라도 대통령과 백악관이 추모를 표하는게 정상이지만 그렇지 않은데는 깊은 사연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루이스 의원과 공방을 벌인 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식에 불참을 선언했던 루이스 의원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존 루이스 의원은 끔찍한 모습으로 허물어지는 지역구를 바로잡는 데 시간을 더 써야 한다. 말만 많다"며 비난의 공세를 높이자 루이스 의원도 "트럼프는 내가 말만 앞서고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피가 나도록 맞아도 봤고 취루가스도 들이마시며 미국의 권리를 위해 투쟁했다. 셸마에서 킹 목사와 함께 행진도 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악연 관계에 있는 주요 정치권 인사의 사망시 침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같은 공화당 소속임에도 사사건건 자신에 반대했던 '전쟁 영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 사망 당시 백악관 차원의 공식 추모 성명을 거부하고 트윗을 통해 "존 매케인 상원의원 가족들에게 나의 가장 깊은 연민과 존경을 보낸다"고 짧게 밝혔다. 미국인들이 매케인 전 의원을 설명하는데 사용하는 '영웅'이라는 표현은 당연히 들어가지 않다 보니 당연히 비판거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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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비방했다면 전장에서, 길 위에서 피를 흘히며 미국 사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한 추모를 하는대신 골프 삼매경에 빠져있다. 그는 18일에도 골프장으로 향했다. 매케인 전 의원 장례식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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