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으로 내가 산 거야" 스타 유튜버, 제품 추천 믿을 수 있나
'내돈내산' 콘텐츠, 알고 보니 광고나 협찬
전문가 "연예인 소비, 일반 소비자들에게 영향력 커…신중해야"
협찬 사실을 숨기고 제품 홍보에 나서는 일부 연예인들로 인해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한혜연의 '슈스스TV' 속 '내돈내산' 코너./사진='슈스스TV'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슬기 인턴기자] 협찬이 아닌 직접 구매해서 사용해봤다는 의미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브 콘텐츠 '내돈내산'이 교묘하게 제작된 광고나 협찬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전문가는 연예인들이 직접 홍보하는 콘텐츠는 파급력이 있어 신중하게 제작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 매체에 따르면 한혜연, 강민경 등 스타 유튜버들은 수천만 원의 광고비를 받고 협찬받은 제품을 콘텐츠에 사용하면서도 '유료 광고'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아 소비자 기만행위 등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슈스스TV' 속 '내돈내산' 코너에서 특정 제품을 추천하는 방송을 진행했지만 추천된 제품 중 일부는 한혜연이 직접 산 게 아닌 광고나 협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이 커지자 한혜연은 지난 17일 '슈스스TV'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슈스스TV'는 부족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 지식, 정보들을 여러분과 소통하면서 만들어나가는 채널이었는데 그 과정 중에 여러분께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서 너무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돌이킬 순 없지만 정말 제가 스스로한테도 많이 실망하고 또 여러분이 올려주시는 댓글 하나하나 보면서 많은 걸 통감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PPL의 명확한 표기로 여러분께 두 번 다시 실망시켜드리지 않는 채널이 되도록 더 철저하게 관리하고 지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민경 역시 사과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여러 브랜드 측으로부터 협찬과 광고 제안이 많아졌고 그 설렘만 앞서 저의 채널을 아껴주셨던 구독자분들의 입장을 더 헤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의 글을 읽으며 제가 세심하게 신경쓰지 못한 부분들을 배울 수 있었다. 앞으로 더욱 주의하여 모든 일에 신중을 기하겠다. 저를 통해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끼셨던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해당 채널을 구독하던 누리꾼들은 소비자를 농락한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본인을 '슈스스TV' 애청자라고 밝힌 직장인 김 모(23) 씨는 "'슈스스TV'에서 추천해준 제품을 산 적이 꽤 많다. 객관적으로 정보를 전달해준다고 생각해 신뢰가 많이 갔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협찬 소식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협찬이면 '협찬'이라고 자막을 크게 써놓거나, 시청자들이 다 알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데 협찬이라고 말하기는커녕 본인 돈으로 산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시청자를 농락하는 행위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직장인 손 모(27) 씨는 "연예인의 콘텐츠를 보고 옷이나 화장품 등을 따라 산적이 있다. 스타들이 쓰는 건 뭔가 다를 것 같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막상 사고 보니 질도 안 좋고 별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알고 보니 이유가 있더라. 다 광고였다. 너무 화가 나서 댓글로도 문제를 지적했지만 잘못한 게 없다는 식으로 나오더라"라면서 "본인 돈으로 샀다고 말하길래 굳게 믿고 산 건데 배신감에 구독을 취소했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광고지만 그 형태를 달리하여 운영되는 일부 유튜버들로 인해 정부는 관련 법안을 개정, 시행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추천보증심사지침)' 개정안을 확정하고 오는 9월1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은 금전적인 대가를 받은 이른바 '협찬'이 있다면 소비자가 쉽게 인식할 수 있는 본문 첫 줄이나 게시물 제목 시작 부분에 올려야 한다.
공정위는 추천보증심사지침에서 '더 보기'를 눌러야 볼 수 있는 부분이나 댓글 창에 따로 표기해서는 안 되고 'AD','Sponsored by' 등 외국어로 표기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는 제품에 대한 연예인들의 홍보 효과가 큰 만큼 책임감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연예인은 소비의 외부효과가 큰 집단이다. 그들의 소비가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연예인들은 그 사실을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지침 속 허점을 이용하는 것은 본인들의 영향력을 이용해 사회적인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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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연예인들의 이런 행위는 소비자의 구매행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많은 소비자들은 연예인의 소비를 따라 함으로써 만족감을 전이시키는 경우가 있다. 연예인들이 사용하는 물건을 따라 사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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