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법률 외부전문가 참여, 시에서 결정 … 적절성 논란
성비위 넘어 정치적 사안 확대 우려도

황인식 서울시 대변인이 15일 시청 기자실에서 직원 인권침해 진상규명에 대한 서울시 입장문을 읽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황인식 서울시 대변인이 15일 시청 기자실에서 직원 인권침해 진상규명에 대한 서울시 입장문을 읽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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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서울시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관련한 성추행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민관합동조사단을 발족하기로 했으나 조사단 구성부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사대상인 서울시가 조사단 참여자를 결정하는 것부터가 조사의 한계를 드러낸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서울시는 16일 여성가족정책실을 중심으로 '직원 인권침해 진상 규명을 위한 민관합동조사단' 구성과 조사방법, 조사대상 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통상 시 내부에서 발생한 성비위 사건은 피해자의 신고가 접수되면 그 내용에 따라 조사과나 인권과에서 관련조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고 박 시장 성추행 의혹의 경우 피해자가 내부에 정식 신고를 하지 않은 채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를 통해 피해 사실을 알렸고, 이에 따라 조사단이 향후 이들 여성단체로부터 피해 사실과 고소 내용 등을 전달받게 될 곳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황이 이례적이다 보니 조사단에 어떤 사람들을 얼마나 참여시킬지, 조사단 구성부터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여러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있다"며 "(어제 발표한대로) 가능한 빨리 조사단을 꾸려 공식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된 조사단 구성을 위해 여성단체, 인권·법률 분야 전문가 등 외부인사를 폭넓게 모셔야 하는 만큼 며칠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사를 받는 당사자인 서울시가 누가 조사에 참여할 것인지를 선정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의 또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개인의 성비위를 넘어 결국 시장과 시 고위직들의 책임 소재까지 다뤄질 수밖에 없다 보니 조사단 한 명 한 명의 중립성까지 따져봐야 해 위촉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적 사안으로 번질 수 있어 조사단에 참여하는 사람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가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 뿐 아니라 시 내부에서 피해자의 피해 호소를 은폐해 왔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만큼 조사대상자가 과거 4년간 시장 비서실에 근무했던 직원들과 정무라인 등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대상자 모두를 조사하는 데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조사단 운영방식이나 조사일정 등도 정해야 한다. 시는 조사단이 구성되면 피해 사실을 알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와 함께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구체적인 피해사실과 경위 파악, 책임자 처벌까지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특정 여성단체 등에 공식 협조를 요청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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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 박 전 시장이 사망 직전 고소 사실을 가장 먼저 인지한 것으로 알려져 그 경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임순영 젠더특보는 이날도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전날 경찰 조사를 받은 고한석 서울시 비서실장도 취재진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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