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포스트 코로나 시대, AI 접목한 車견적 시스템의 미래
손해보험사는 최근 몇 년간 치솟는 자동차보험 손해율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기업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7년 80.8% 이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91.4%로 증가하며 악화되고 있다.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이 77~78%임을 감안할 때, 현재 보험사는 손해를 감수하고 공적보험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과 다름없다.
예기치 않게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역설적이게도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자동차보험 시장이 어떻게 변화하며, 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이다.
자동차보험에서 보상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영역이다. 교통사고 차량의 수리 과정에는 계약자, 보험사, 정비공장 및 렌트업체까지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얽혀있어 사고 발생에서부터 종결까지 분쟁도 자주 발생한다. 수리비를 둘러싼 보험사와 정비공장의 분쟁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또 수리비나 진료비 상승으로 보험료가 오르게 되면 가계의 부담으로 직접 이어지게 된다. 핵심은 이해관계자 모두 인정할 수 있는 빠르고 정확한 수리비 산정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한 인공지능(AI) 견적 시스템은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좋은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고 차량의 손상부위를 휴대폰으로 촬영하기만 하면 AI를 기반으로 필요한 수리방법과 금액을 산출해준다. 미국 올스테이트(Allstate)나 일본 미쓰이스미토모해상보험 등 해외 보험사들은 이미 자동 견적 산출 시스템 상용화를 시작했다. 중국 평안보험은 하루 평균 1만 여건 이상의 사고를 AI 견적 시스템으로 처리중이다.
보험개발원도 AI 이미지 견적시스템(AOSα)을 개발, 12개 손해보험사 및 6개 공제조합, 정비공장 등에 보급 중이다. 정비공장에서 사고차 사진을 촬영하고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송하면 AI가 즉시 수리비를 산출해 보험사로 통보, 신속한 손해사정과 보험금 지급을 지원하게 된다. 사고 처리 업무의 효율화 뿐만 아니라 고객 민원 감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소액사고의 경우 예상수리비를 운전자에게 바로 안내해 보험 처리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수리내역을 작성하고 청구하는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
이는 코로나 이후 맞이할 온택트(Ontactㆍ비대면 온라인 연결)시대에는 이러한 비대면 서비스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자를 화상으로 진료하거나 웨어러블 장비로 환자를 모니터링하고 그 정보를 전송받아서 진료하는 원격의료 서비스와 유사하다. 자발적 고립과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서비스의 변화를 이끌 편리한 도구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기술을 성공적으로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인프라의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데, 실시간 대용량 사진 전송 등 기능 구현을 위한 이동통신과 인터넷망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AI는 스스로 학습하면서 더욱 정교해지고 업무처리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더 나아가 자동차보험 사고 처리와 정비서비스에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할 것 인지 보험ㆍ정비업계의 전향적 의사결정과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이 필요하다.
모두에게 같은 위기는 없다. 손해율 급등이라는 위기 앞에서 손보사들이 AI시스템을 도입해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한다면 보험산업 발전에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자동차수리비를 둘러싼 이해 관계자 공동의 이익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다. 신기술을 이용하여 서로에 대한 불신을 걷어내고 모두가 승자가 되는 날이 조만간 현실화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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