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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찬성" vs "범죄자 인권" 흉악범 사형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종수정 2020.07.01 11:17 기사입력 2020.07.0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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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범죄나 반인륜범죄 저지른 사형수, 사형 집행 발의안
우리나라 23여 년 동안 사형 집행 없어…사실상 사형폐지국
"사형 집행" , "재판 오류 등 범죄자 인권도" 시민들 의견 분분

교도소 수감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교도소 수감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홍준표 무소속 의원을 비롯한 의원 10명이 흉악범죄나 반인륜범죄를 저질러 사형이 확정된 자에 대해 6개월 이내에 반드시 형을 우선 집행토록 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30일 발의하면서 사형제 존폐 논란이 다시 또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일부에서는 해당 법안 취지에 따라 흉악범의 경우 사형을 해도 좋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재판 과정에서의 오판, 사형제를 폐지하는 세계적 흐름에 맞춰 사형 불가 입장도 있다.

홍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체 사형 범죄 중 흉악범·반인륜 범죄를 우선 집행하도록 하는 것은 공동체와 사회를 안전하게 유지하고 여성·아동 등 범죄 취약계층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은 '법무부 장관은 흉악범죄나 반인륜범죄를 저지르고 사형이 확정된 자에 대해서는 6개월 이내에 반드시 사형을 우선하여 집행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홍 의원은 "사회적 영구 격리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보아 우선 집행 대상은 존속살해, 약취·유인 등 살인·치사, 아동·청소년 등에 대한 강간 등 살인·치사, 인질살해·치사 등의 죄로 사형 확정 판결을 받은 자"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구로구 천왕동 서울남부교도소 내 4인실 모습.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시 구로구 천왕동 서울남부교도소 내 4인실 모습.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행 형사소송법은 사형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사형을 집행하도록 하는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으나, 1997년 12월 30일 이후부터 23여년 동안 실제 사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어 사실상 사형폐지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사형제 폐지는 세계적 추세다. 유럽연합의 경우 사형제 폐지가 가입조건 중 하나며, 국제 사회에선 인권 국가를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한다. 국제인권단체 엠네스티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사형제를 시행하지 않는 나라는 110개국에 이른다. 우리나라처럼 사형제도가 있지만 10년 이상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 폐지국인 곳도 32개국에 이른다. 사형을 집행하는 나라는 59개국에 불과하다.


사형제 존폐를 둘러싼 시민들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사형 집행을 찬성한다고 밝힌 한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모든 사형수에 대해 사형을 집행할 수 없겠지만,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일으킨 범죄자들의 경우 문제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예를 들어 '어금니 아빠' 이영학 같은 경우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입장인 40대 직장인 김 모 씨 역시 "고유정의 경우 아직 재판하고 있지만, 범죄 내용을 보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다"면서 "이 정도 범행을 저지른 범죄자는 사형을 집행해도 좋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사형 집행 여부에 피해자 가족의 의견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30대 회사원 A 씨는 "피해자는 극심한 트라우마로 일상생활을 아예 할 수 없다"면서 "주변에서 용서를 강요하는 측면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맥락에서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상황도 있는 것 같다"면서 "결국 사형 집행 여부는 실제 피해자들이 좀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사문화된 법 규정인 사형제도에 관한 토론은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다. 40대 직장인 B 씨는 "과거를 돌아보면 법원에서 오판(재판의 오류)한 경우가 상당했다"면서 "이 경우 이미 사라진 목숨은 누가 보상할 수 있나"라며 사형 반대 견해를 밝혔다.


또 다른 회사원 40대 박 모 씨는 "문명국가에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형벌은 아닌 것 같다"라면서 "무기징역이면 충분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실제 사형 집행에 대한 재판부 고뇌는 판결문에서도 읽어볼 수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대전지법 2008고합 68)에서 "함부로 남의 생을 접어버린 피고인들의 행위는 인간이 행사할 수 없는 신의 권력을 탐한 것으로 도저히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법률이 인간의 생명을 영구히 박탈하는 사형을 과할 수 있는 권한을 판사에게 허여했다 하여 함부로 피고인들을 재단할 수는 없고, 피해자 유족들이 악을 악으로 갚을 수 없는 일이라며 종신형에 처하여 줄 것을 원하고 있다"면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08년에도 강도살인과 강간을 저지른 피고인에 대해서도 비슷한 판결(부산지법 2008고합 143)을 내린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생명이 중하다면, 그래서 극형을 선고할 수 없다면, 피고인이 자행한 무분별하고 잔인한 수법의 범행으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생명은 어쩌란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사형제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다만 "남의 생명은 해하고도 자신의 생명은 소중히 여기면서, 그리하여 살아남고자 하는 한 인간의 나약하고 초라한 몸부림을 보는 듯하여 씁쓸하고 허탈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고 토로했다. 끝으로 재판부는 "피고인은 부디 개과천선하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망자의 영혼을 위로하며, 비록 구금된 상태로나마 새로운 삶을 시작하라"고 당부하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런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가 2018년 10월 세계사형폐지의날을 맞아 20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신형을 도입할 경우, 10명 중 7명꼴로 사형제 폐지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형제도를 유지하되 집행에 신중'에 대한 의견이 59.8%로 가장 많이 나왔고, '사형을 당장 폐지하자'는 응답은 4.4%, '향후 폐지하자'는 의견은 15.9%, ‘사형제가 더 강화돼야 한다’는 응답도 19.9%로 나타났다.


사형제 유지 찬성 이유로는 '폐지 시 흉악범죄 증가' 23.5%, '형사처벌 두려움으로 다른 범죄자 억제 효과' 23.3%, '피해자와 유족에 고통을 준 것에 대한 엄벌' 22.7%, '사형제 대체 형벌 미도입' 15.6%를 사형제 유지를 찬성하는 이유로 꼽았다.


사형제 집행 찬반 논란에 대해 한 50대 시민은 "끔찍한 범죄에 의한 피해자와 가족 등을 떠올리면 분명 사형 집행으로도 분노와 슬픔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면서 "사회적으로 충분한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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