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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대부업체도 못 버티고 줄폐업…사채시장 내몰리는 저신용자

최종수정 2020.07.01 11:11 기사입력 2020.07.0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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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금리 인하로 수익성 악화
작년 말 금융위 등록업체 줄자
9년만에 이용자 200만명 아래로
4~5월 사금융 피해신고 급증

대형 대부업체도 못 버티고 줄폐업…사채시장 내몰리는 저신용자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문 닫는 대부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대부업 최고금리 인하 여파에 수익성이 악화된 대부업체의 폐업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낮춰주는 의도는 좋지만 돈줄이 막힌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넘어가는 풍선효과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전체 등록 대부업자 수는 8354개로 전년 말(8310개)에 비해 44개 늘었다. 그러나 법인 대부업자 수는 같은 기간 2785개에서 2735개로 50개 줄었다. 개인 대부업자 수만 94개 증가했다.

자산이 100억원 넘는 금융위원회 등록 업체 수도 2018년 말 1500개에서 지난해 말 1355개로 145개 줄었다.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는 100억원 미만 업체 수는 같은 기간 6810개에서 6999개로 189개나 증가했다.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형 법인이 줄자 전체 대부업 이용자 수도 급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용자 수는 177만7000명으로 1년 새 43만6000명 줄었다. 대부업 이용자 수가 200만명 아래로 떨어진 건 2010년 6월 이후 약 9년 만이다.


대출잔액도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말 15조9000억원으로 2018년 말(17조3000억원) 보다 1조4000억원 감소했다.

대부업 시장의 축소를 두고 금융당국과 업계의 시각이 극명하게 갈린다. 금융당국은 “일본계 대형 대부업자인 산와머니의 신규 대출 중단, 저축은행을 인수한 대부업자들의 영업 축소”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반면 업계는 대부업을 ‘필요악’으로 여기는 금융당국의 압박과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로 낮아진 데 이어 현 정부 들어 20%까지 인하될 가능성이 커지자 업자들이 알아서 사업을 접는 걸로 보고 있다.


또 당국은 대부시장에서 나온 저신용자들이 서민금융상품과 중금리 대출시장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하지만 업계는 40여만명 중 절반 이상이 불법 사금융으로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부업에서 조차 돈을 빌리지 못한 서민들이 찾아갈 곳은 불법 사금융 밖엔 없다”고 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신용자 수는 353만명에 달한다. 햇살론 등 정책 서민금융상품은 지난해 8조원 공급됐으며 저신용자 대상 사잇돌 대출 신규 공급도 2018년 기준 5747억원에 그쳤다.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서민경제가 더 어려워져 불법 사금융을 이용이 증가하는 조짐도 보인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4~5월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20건의 신고가 접수됐는데 올해 4월엔 33건, 5월엔 30건씩 제보가 들어왔다.


불법 사금융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7조1000억원, 이용자 수 41만명으로 추정된다. 사각지대에 있어 금융당국도 추정만 하고 있을 뿐 정확한 규모나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당국이 최근 불법 사금융 업자가 받을 수 있는 이자를 6%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향후 사금융 시장은 더 음성화되고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로 상위권 대부업체들 마저 개점휴업에 나서고 있다”며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리는 걸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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