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여정, 정의용·서훈 특사카드에 굉장히 불쾌했을 것"
경남대 남북관계 세미나 - 이정철 숭실대 교수 주장
"남한 말 믿고 북·미회담 나섰으나 '노딜' 최악 결과"
"노딜 책임자 정의용·서훈 도저히 받을 수 없었을 것"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남한의 대북특사 카드를 공개적으로 거절한 것은 특사로 지목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서훈 가정보원장'에 대한 불쾌감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고 대남라인을 대대적으로 숙청하는 등 인적쇄신을 거쳤다. 북한은 정 실장과 서 원장을 '남측의 하노이 노딜 책임자'로 보고 있는데, 이들이 그대로 특사로 온다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18일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서울 삼청동에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주최한 제66차 통일전략포럼에서 "(북한이 특사를 수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남측이) 북한에 제대로 된 특사 카드를 던졌느냐를 반문해야 봐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남한이 북한을 설득해 북·미대화의 장으로 이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결과를 담보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 제1부부장은 자기들을 설득했던 정 실장과 서 원장이 대북특사로 오겠다고 했을 때 굉장히 불쾌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한의 말을 믿고 영변 핵폐기 등 카드를 들고 북·미대화에 나섰으나 북·미대화는 결국 노딜로 끝났다. 남한에 대한 배신감이 극에 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는 "북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불출마하며 사실상 자아비판을 하고, 김 제1부부장도 1년간 자리를 내놓는 등 상당한 인사조치가 이뤄졌다"면서 "이렇게 자신들은 노딜에 대한 문책을 겪었는데 '너희들은 아니지 않느냐, 그들을 특사로 보내는게 맞느냐'는 문제의식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현재 남북관계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남한의 인사조치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북한이 남북관계의 파탄을 선고하고 군사적 조치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 1조원대의 대규모 대북 협력사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전략 중에는 응징·억제가 있지만, 최대한의 무시 전략이나 평화 구매 전략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북한이 절실히 원하는 것은 쌀과 비료"라면서 "이에 대한 대규모 협력사업을 공론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8일 당 정치국회의를 소집하고 첫번째 안건으로 비료 문제를 거론한 바 있는데, 이는 북한의 긴급한 내부사정을 보여주는 것이란 설명이다.
아울러 보건협력사업의 일환으로 북한이 건설 중인 평양종합병원에 대한 보건협력사업도 대북지원 패키지에 포함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제안했다. 그는 "식량·비료·보건의료 등 5000억~1조원 규모의 패키지 협력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긴장국면의 근본원인은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노딜'로 인한 북·미대립이고, 직접적 원인은 대북전단 등 남북관계에 대한 북한의 불만이라면서 "북·미관계가 해결되지 않는 현 상황이 풀리지 않는다면, 보상에 의한 억지를 추구하는 것이 가장 유연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남측이 지난 1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특사로 파견하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이를 거절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통신은 "15일 남조선 당국이 특사파견을 간청하는 서푼짜리 광대극을 연출했다"면서 "우리의 초강력 대적 보복공세에 당황망조한 남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김정은)께 특사를 보내고자 하며 특사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으로 한다면서 방문시기는 가장 빠른 일자로 하며 우리측이 희망하는 일자를 존중할 것이라고 간청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남측이 앞뒤를 가리지 못하며 이렇듯 다급한 통지문을 발송한 데 대해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이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한다는 정의알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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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 "남조선 집권자가 '위기극복용' 특사파견놀음에 단단히 재미를 붙이고 걸핏하면 황당무계한 제안을 들이미는데 이제 더는 그것이 통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두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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