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럽다, 끌린다…'복고 감성' 왜 통할까
7080복고 감성 브랜드 이미지, MZ세대 취향저격
곰표·맥심·진로 등 뉴트로 제품 "없어서 못 판다"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촌스러울수록 잘 팔린다."
밈(Meme, 말·사진·영상 등을 활용한 온라인 놀이문화·유행 콘텐츠)과 함께 마케팅 트렌드의 큰 축으로 자리잡은 것은 단연 '뉴트로(새로움+복고)'다.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브랜드의 과거 디자인과 인기 제품이 2030세대의 감수성과 만나면서 소위 '펀(즐거운)'한 브랜드로 재해석되고 있다. 특정 집단이 아닌 전 연령대를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핵심 사업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곰표 밀가루, 만나는 곳마다 성공= 10일 대한제분의 70여년 전통의 밀가루 브랜드 곰표가 협업하는 곳마다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달 대한제분과 편의점 CU가 손잡고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단 3일 만에 첫 생산물량 10만개를 완판했다. 누적 판매량도 일주일 새 30만개를 돌파했다. CU가 2017년 업계 최초로 수제맥주를 선보인 후 3년 만에 최고 실적이다. 맥주캔에는 대한제분의 백곰 마스코트인 '표곰'과 곰표 밀가루 특유의 복고풍 서체, 패키지 디자인을 그대로 옮겨왔다. 덕분에 수제맥주에 관심이 낮았던 4050세대 입맛도 사로잡았다. CU에 따르면 지난해 수제맥주 매출 중 81.7%를 2030세대가 차지하고 40대 비중은 5.6%에 그쳤다. 반면 곰표 밀맥주는 40대 고객 비중이 14.3%까지 껑충 뛰었다.
CU 관계자는 "국산 수제맥주 카테고리 1위는 물론, 전체 국산 맥주 판매량 톱10에 진입할 정도로 쟁쟁한 대형 제조사 상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치"라고 평가했다. 곰표는 의류업체 4XR의 '곰표패딩', 애경산업의 '곰표 2080치약' 스와니코코의 '곰표 밀가루 쿠션' 등 전방위로 상품화되고 있다. 밀가루 포대를 연상시키는 다소 촌스러운 제품 디자인은 2030 젊은 층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촌티 풀풀 맥심 빨간 보온병= '다방 커피'의 원조격인 동서식품 맥심이 내놓은 추억의 빨간병 텀블러도 복고 열풍의 주인공이다. 동서식품이 지난 4월 한정 판매 상품으로 내놓은 '맥심 레트로 보온병'은 출시와 동시에 온라인에서 품절 사태를 일으켰다. 80년대 커피를 사면 사은품으로 증정했던 동서식품의 보온병을 그대로 재현했다. 빨간색 바탕에 커다란 맥심 로고가 인상적이며, 옛 서체 등을 활용한 광고를 제작해 MZ 세대가 열광하는 복고 감성을 겨냥했다.
배우 공효진이 1980년대 유행했던 옷을 입고 옛 분위기의 서재에서 '머그에 마시면 기분이 조크든요'라고 하는 장면이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2030 세대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준다. 맥심 레트로 보온병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동서식품은 지난달 28일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제품 재판매에 돌입했지만 재출시 직후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상승 검색어 순위를 장악했고 곧바로 품절됐다.
◇5060 향수 자극 두꺼비 소주= 50년 만에 돌아온 하이트진로의 푸른 두꺼비 '진로이즈백' 역시 뜨거운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연간 목표치는 1000만병이었지만 단 70일 만에 목표치 판매를 넘어섰다. 이후 진로이즈백을 찾는 사람들이 급속도로 늘면서 지난해 9월 5000만병, 11월 1억병을 차례로 돌파했다. 1초당 5.4병씩 판매된 셈이다.
하이트진로는 "5060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두꺼비'와 투명한 병을 콘셉트로 내세운 점, 과거 25도였던 알코올 도수를 16.9도로 낮춰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살린 점 등이 인기 원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진로 전성기 때 주점을 재현한 팝업스토어 '두꺼비집'도 45일의 운영기간 동안 1만3000여명이 방문해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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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관계자는 "소위 '펀슈머'로 불리는 MZ세대가 소비 주역으로 떠오르며 전 연령층을 공략할 수 있는 뉴트로 콘셉트는 당분간 기업들의 핵심 마케팅 전략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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