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임하룡 "뮤지컬 17년만 도전, 관객 만날 생각에 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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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코미디언, 탤런트, 영화배우, 뮤지컬배우에 이르기까지, 임하룡을 수식하는 말은 많다. 1976년 극단 가교에서 뮤지컬 ‘포기와 베스’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1981년 KBS ‘즐거운 토요일’을 통해 코미디언으로 데뷔했다. 희극배우로 삶을 시작한 것이다. 진정성 있는 연기로 대중을 즐겁게 해주는 능력은 빛났고, 심형래, 최양락, 고(故) 김형곤과 KBS 코미디 4대천왕으로 불렸다. ‘개그콘서트’ 레전드 코너 봉숭아학당 선생님 역으로 2000년 말까지 출연했다. 이후 그는 충무로로 눈을 돌려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장진 감독 영화 ‘웰컴 두 동막골’(2005)에서 인민군 하사관 장영희 역으로 분해 생생한 연기로 영역을 확장했다.


임하룡은 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한 카페에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개막을 앞두고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최근 뮤지컬 연습에 한창이라는 임하룡은 체력 관리가 관건이라며 남다른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2003년 ‘풀 몬티’ 이후 17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강산이 두 번 옷을 갈아입을 만큼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를 묻자 그는 “뮤지컬을 좋아해서 꼭 하고 싶었는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며 시간이 잘 안 맞았다. 제게 잘 맞는 배역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며 멋쩍게 웃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무명의 코러스 걸 페기 소여가 스타가 되는 과정을 화려한 탭댄스 군무와 함께 담은 작품. 1980년 뉴욕 윈터가든 극장에서 초연됐으며 토니상 최우수작품상과 안무상을 수상한 인기 쇼 뮤지컬이다. 국내에서는 1996년 초연됐으며, 6월 20일 다시 무대에 오른다. 임하룡이 연기하는 애브너 딜런은 도로시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공연에 자본금을 지원하는 투자자이자 순진무구한 사랑꾼이다.

“중,고교 시절 짝사랑하던 마음을 떠올리며 연기하고 있다.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지만 결국 배신을 당하는 역할인데 정말 재미있다. 극의 흐름을 바꿔주는 중심 역할을 담당한다. 무대에서 관객과 호흡하는 게 무척 오랜만이라서 신난다. 특히 연예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이 극에 녹아 있어서 재미있게 연기하고 있다.”


임하룡은 뮤지컬 연습에 한창이라며 작업에 대해 전했다. 그는 “애드리브를 많이 못 쳐서 속상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무대에서 정해진 약속이 있지 않나. 그 안에서 걸음걸이라던지 디테일하게 분석하는 게 재밌다. 배역에 코믹 요소도 있어서 그 안에서 빛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일흔(70)을 바라보는 나이에 무대에 오르는 게 힘들지는 않을까. 물으니 임하룡은 “건강한 편이지만 체력관리를 위해 최근에는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 그래도 살은 안 빠진다.(웃음) 앙상블처럼 했다간 살이 쫙 빠질 거 같다. 우리 작품의 진짜 주인공은 앙상블 배우들이다. ‘브로드웨이 42번가’를 거친 앙상블들은 웬만한 뮤지컬 작품을 다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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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룡은 무대를 향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마음을 많이 비운다. 공동작업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인생을 살아보니 톱의 자리에 올라가면 결국 내려와야 하더라. 한때는 더 위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꿈도 컸지만, 이제는 아니다. 같이 하는 작업을 쌓아가는 게 좋다. 물론 젊었을 때는 치열하게 올라가려고 해야 한다는 말도 맞다. 이 나이쯤 되니까 그런 것들이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사후 평판을 생각하게 된다.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거지”라고 전했다.


이어 임하룡은 “재밌게 잘 어울리다 간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이왕이면 재미있게 어울리는 게 낫지 않냐. 인상만 쓰고 앉아서 따지고 있을 필요 뭐 있냐”며 미소를 보였다. 그러면서 “인생은 소풍 같은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 즐겁게 웃으며 살고 싶다. 남한테 피해 주지 않고 재밌게 살다 가면 그만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임하룡은 희극연기부터 드라마, 영화, 뮤지컬까지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다재다능한 만능 재주꾼으로 살아왔다. 일각에서는 과거에는 희극배우, 코미디언이 정극에 도전하는데 편견을 갖기도 했지만 이를 허문 장본인이 임하룡이다. 섬세한 연기로 웃음기를 쏙 빼고 배역에 몰입하게 한 만능 재주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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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코미디언들이 방송 코미디가 없던 시절에는 영화를 많이 했다. 서영춘, 구봉서 선생님이 어느 날 내게 ‘이제 영화만 하냐?’고 하시더라. 그래서 ‘영화야말로 선생님이 더 많이 하시지 않았냐’고 했다.(웃음) 코미디언은 희극배우다. 희극을 연기하는 사람들. 그렇게 봐주시면 좋겠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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