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변혁] "재택근무, 해보니 되더라… '원(遠)의 시대' 도래할 것"
포스트 코로나, 대변혁의 시대
<3> 현실이 된 재택근무
인터뷰 -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
코로나 사태가 전략적 변곡점
대면업무 선호 탓 활성화 지연됐던 재택근무가 이제는 메인으로
효율성 등 의문점 대부분 해소
업무 · 휴식 명확히 구분 필요
기업 조직 슬림화 가능성 커져… 수평적 문화가 생존 조건으로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통해 콘택트의 불편한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제 기업 생존을 위해서는 재택근무에 걸맞은 기민하고 수평적인 문화를 갖춰야 합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MBA)장은 코로나19 사태를 우리 사회에 찾아온 재택 근무에 대한 '전략적 변곡점'으로 정의했다. 전략적 변곡점은 이전과 이후가 같기 힘들 정도의 획기적 변화가 도래하는 시기를 뜻하는 말이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재택근무가 이전까지는 부(副)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주(主)가 되는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그는 앞으로 언택트가 대세가 되면서 '홈코노미',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등이 활성화되고 원격회의, 원격근무가 활성화되는 '원(遠)의 세계'가 도래할 것이라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전망했다. 이어 "이전까지는 언택트 기술 등 인프라가 이미 형성됐음에도 관성적인 면과 한국 사회의 대면 업무 선호가 맞물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지 못했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재택근무, 원격강의 등이 활성화되면서 사람들이 "해보니 되더라"를 체감했다고 짚었다.
서 원장은 "원격강의만 해도 3월 첫 달에는 힘들었지만 4월부터는 오히려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도 높은 등 효과가 크다"며 "콘택트의 불편한 진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기존에 재택근무가 효율성 등이 의문시되면서 크게 확산되지 못했지만 우려 대부분이 기우에 불과했다는 점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그는 "60일 정도 지속되면 보통 습관이 형성됐다고 보는데 이제 대부분 재택근무에 대한 습관이 생겼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 적응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포스트 코로나 초기에는 당장 현행 수준의 재택근무가 유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강제된 것인 만큼 사회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평가하기에는 무리라는 해석이다.
그럼에도 이미 재택근무의 효율성을 경험한 만큼 쉽사리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본인이 원장을 맡고 있는 숙명여대 MBA도 앞으로 원격강의를 수업의 기본 형태로 삼기로 결정했다며 전략적으로 언택트를 선택하는 곳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서 원장은 재택근무가 급격히 퍼지면서 생기는 혼란이나 부작용에 대한 제언도 내놨다. 그는 재택근무자에 대해서는 '자기 완결성'을 강조했다.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일과 휴식의 경계가 무너지거나 업무 효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관련해 기업은 혼자서도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자기 관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이러한 혼란을 겪는 근무자에 대해서는 가택연금 와중에도 아침 9시면 양복을 입고 거실로 출근했다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예를 들며 업무와 휴식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방법을 추천하기도 했다.
기업의 성과 지표 역시 '균형성과표(Balanced Score Card)' 평가처럼 학습 및 성장이 중요 지표로 작동하게 될 것으로 봤다. "상사의 눈앞에서 보이기 때문에 그동안 측정에서 제외되던 부분이 이제는 주기적으로 만나면서 주요 지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택근무가 결과적으로는 일자리 축소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그는 "회의를 하기 위해 모일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은 결국 이동이라는 비효율성에서 먹고 사는 사람들의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교통·물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봤다. 또 재택근무 확산이 집중된 사무 노동자 역시 기업이 효율성 극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재택근무 시대에 맞는 조직 슬림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업의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서 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재택근무 확산이 침체된 지방 활성화의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상황이 오면서 '멀티 플레이스 라이프'가 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일자리와 문화ㆍ사회 자본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니 사람들과 자원이 수도권으로 몰려들었던 것"이라며 어디서나 일할 수 있게 된 만큼 "3개월은 제주, 6개월은 서울, 3개월은 강원에서 지내는 식의 생활이 얼마든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회를 살려서 지방자치단체가 사람들로 하여금 지역 멤버십을 갖도록 하고 장기 숙박시설과 업무시설을 다양하게 완비하는 등 전략을 잘 짠다면 얼마든지 사람들이 와서 살게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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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교수는 마지막으로 재택근무 제도 성공의 선결 조건이자 결과로 '조직 문화'를 꼽았다. 기존 한국 사회의 수직적 대면 업무 위주 체계에서 수평적인 원격 업무 체계로 전환되는 것이 재택근무에 따른 언택트 업무가 점차 보편화되는 데 성공 조건인 동시에 파급효과라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카카오의 사례처럼 수평적 문화가 어울리는 사회로 점차 변모하고 있는 만큼 "재택근무라는 새로운 변화를 통해 기업 문화를 좀 더 '애자일'하고 수평적으로 만들어야만 기업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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