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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동학개미운동과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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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1894년 조정의 부패와 외세에 저항했던 동학운동이 2020년 되살아났다. 바로 증시에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외국인이 대거 국내 주식을 매도하자 개인이 나서 물량을 받아내면서 이를 외세에 맞서던 동학농민운동에 빗대어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부르고 있다.


외국인은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에도 기록적인 매도 공세를 퍼붓고 있다. 지난 5일부터 30일까지 18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를 지속했다. 월간 기준 누적 순매도 금액은 약 12조4772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20일 이후 매도 규모는 17조원을 넘는다. 반면 이 기간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8조3505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이틀을 제외하고 순매수를 이어갔다.

특히 외국인과 개인의 기싸움은 삼성전자를 두고 두드러졌다. 개인은 지난달 17일부터 단 하루를 제외하고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를 멈추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3일만 삼성전자를 매수했을 뿐 매도세를 지속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6조9377억원 팔아치우며 순매도 1위에 올렸고, 개인은 6조6694억원을 사들이며 순매수 1위에 올려놨다. 외국인이 매도한 물량 대부분을 개인이 소화한 셈이다.


코로나19 장세에서 나타난 개미들의 투자 행태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과거 테마주처럼 반짝 상승하는 종목에 베팅하기보다는 대형 우량주를 대거 사들였다. 대형 우량주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 저가 매수 기회라는 것을 인식하고 투자에 나선 것이다. 이달 개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삼성전자우, SK하이닉스,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한국전력, 카카오 등 업종 대표주들이 대거 포함됐다.


과거 상승장에선 매도, 하락장에서는 매수하면서 시장 방향에 역행했으며 2000~2019년 코스피에서만 누적 76조원을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 수급 기반 붕괴의 단초로 지적됐던 것을 감안할 때 현재 개인의 움직임은 이례적인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한 증시의 불확실성은 현재 진행형이다.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는 잦아들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역대급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폭락장세는 다소 진정이 됐으나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다시 시장에 소용돌이가 휘몰아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직 섣불리 이번 장세에서 개인이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지만 과거와 달리 국내 증시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선 개미의 반란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다고 할 것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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