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9곳 요양병원서 '늑장검사' 94명 집단발병
분당제생병원 '명단오류' 144명 누락…격리 안돼

확진자 다시 세자릿수…역학조사 곳곳서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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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흥순 기자, 정동훈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 수가 닷새 만에 100명대로 다시 늘었다. 19일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하루 전보다 152명 늘어 8565명으로 집계됐다.


지역 내 요양병원 9곳에서 환자 94명이 발생한 대구의 집단감염 사례가 신규 환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대구의 신규 환자 수는 전날보다 97명 늘었다. 분당제생병원과 은혜의강교회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 지역 신규 환자도 전날보다 18명 증가했고, 구로 콜센터와 동대문구 동안교회ㆍPC방 관련 환자가 발생한 서울에서도 신규 환자가 12명 추가됐다. 해외에서 입국해 확진 판정을 받은 신규 환자도 전날보다 5명 늘었다.

분당제생병원, 접촉자 명단 오류

특정 시설이나 기관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을 확인한 이후에도 역학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추가 환자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대구에선 요양시설 집단발병이 다시 불거졌다. 요양원ㆍ요양병원은 고령자가 많아 고위험시설로 꼽히는데 해당 시설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전수검사는 지난 13일부터 시작했다. 신천지예수교 신도를 중심으로 지역 대 대규모 유행이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한발 늦었다는 지적이다.


지난 8일 출입통제중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이미지:연합뉴스>

지난 8일 출입통제중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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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제생병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오전까지 총 31명으로 늘었다. 지난 5일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환자는 물론 간호사ㆍ병원장 등 의료진도 다수 감염됐다. 문제는 초기 확진자가 나온 병동을 드나든 접촉자의 명단이 잘못 제출됐다는 점이다. 병원 측에서 해당 병동과 관련한 접촉자 명단(135명)을 제출해 이를 토대로 역학조사를 했는데, 16일 새로 확인된 환자 2명은 이 명단에 없었다. 다시 역학조사를 진행하면서 144명이 누락된 사실이 파악됐다. 병원장을 포함해 환자 4명은 초기 명단에 없던 이다.

병원 측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급박히 움직이는 역학조사관과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고 부족한 업무 역량으로 조사팀이 원하는 자료를 알아채지 못해 현재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고의로 누락한 게 아니라 인력이 부족하고 업무 처리가 서툴렀다고 병원 측은 덧붙였다.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교회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교회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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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은혜의강·천안줌바댄스도 조사부실 원인 커
지자체 역학조사 부실도 도마

확진자가 65명 나온 성남 은혜의강교회 역시 접촉자 파악이 늦어지면서 첫 환자가 나온 이후 일주일가량 꾸준히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날 새로 확인된 환자 2명(경기 광주ㆍ성남 거주자)의 경우 이 교회 신도의 가족 등 접촉자로 파악됐다. 교회 목사와 식사 후 감염되거나 교인은 아니지만 신도와 접촉해 확진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도 나왔다. 일부 환자의 경우 지난 8일부터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진 판정을 받은 건 열흘 가까이 지난 이후였다. 지방자치단체는 16일 이후 확인된 환자에 대해서는 이동 경로 등 역학조사 결과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천안 줌바댄스 교습소 관련 확진자가 100명 이상이 나오는 등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번진 일 역시 부실한 역학조사가 한 원인으로 꼽힌다. 집단노출 상황으로 추정되는 지난달 15일 천안에서의 워크숍 이후, 해당 모임에 참석했으나 진단검사를 거절당한 환자가 있는가 하면 전수조사도 한참 뒤인 3월 초 들어서야 이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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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에선 대규모 집단발병이 비슷한 시기에 겹치면서 조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접촉자를 빨리 찾고 격리 조치 등을 취해 추가 확산을 막아야 하는데 시간이 지체돼 추가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는 "지자체 차원에서 역학조사 인력이나 조직을 충원하고 있으나 아직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제대로 된 역학조사를 위해서는 초기 조사 과정에서 국민이 협조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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