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방된 개미…타들어가는 계좌에도 이달 순매수 10년래 '최대'
1~18일 코스피서 개인 순매수액 8조3863억원
2008년 이후 최대규모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성향이 과감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하염없이 고꾸라지고 있는데도 과거 증시 하락장 속에서 주가가 반등해왔던 역사를 곱씹으며 한달 새 10조원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코로나19를 전시상황에 비유하고 스스로를 '개미군단'이라고 부르며 지수를 떠받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8년 1월부터 이달까지 최근 12년여간 147개월치의 월별 개인 순매수액을 분석한 결과,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총 8조3863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더욱이 3월 영업일수가 아직 끝나지 않은데다 여전히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달을 제외하고 월별 개인 순매수금액이 가장 많았던 때는 올 2월과 1월이었다. 지난 2월 월별 개인 순매수금액은 4조8973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1월에는 4조4830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올 들어 개인 순매수는 모두 17조7666억원에 달한다.
앞서 개인 순매수금액이 많았던 때는 2010년 5월 4조1823억원이었으며 이어 2015년 7월 2조8755억원, 지난해 5월 2조7999억원, 2008년 10월 2조4625억원 등이었다.
이날도 개인은 11거래일째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10시20분 기준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906억원을 팔았고 기관은 1641억원어치 사들였다.
코스피가 10년 전 수준으로 폭락했음에도 불구 개인의 매수 행렬이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은 과거 '증시 하락 후 반등'을 복기하며 코로나19로 인한 하락세가 저가매수의 기회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에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지수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다른 종목 대비 안정적인 투자라고 생각되는 대형 우량주에 자금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4일부터 전날까지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5조26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5만6800원에서 4만5600원으로 19.72% 떨어졌다.
반등을 기대하며 개인들이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언제까지 개인이 하락장을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사태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이제는 이로 인한 경기 하강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지수 하락이 급격하게 이뤄진 만큼 단기 바닥도 머지 않았지만 아직 이를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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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발매수 유입, 정책 기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은 유효하나 경제지표 부진, 기업들의 실적 부진, 주요 기관과 금융기관에서의 전망치 하향조정 등이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불안심리와 공포심리를 언제든 자극할 수 있다"면서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 다소 험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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