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발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로 아시아, 유럽, 미국 할 것없이 주가가 폭락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유동성을 확대하는 등 돈풀기에 나서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일요일이었던 15일 오후 전격적으로 기준 금리를 1%포인트 인하했으며 총 7000억달러(약 850조원) 규모의 양적완화를 결정했다. 한국은행도 부랴부랴 16일 오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렸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0.75%를 기록, 처음으로 제로금리의 시대를 맞았다. 이같은 조치에도 미국은 블랙먼데이를 피하지 못했고 한국 증시도 폭락장을 기록했다.
곧바로 "통화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증명된 만큼 재정 정책으로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마련한 11조7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국회를 통과하기도 전부터 2차 추경 얘기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추경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추경 이상의 경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추경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특단의 지원 대책이 파격적 수준에서 추가로 강구돼야 한다고도 했다.
청와대와 정부가 현재 상황을 경제비상시국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발 경제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 이상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리먼브라더스 파산에서 비롯된 2008년 금융위기는 실물경제가 건재했기에 바로 회복될 수 있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감염병 확산에 대한 공포로 생산과 소비가 얼어붙었으며 실물경제 위축에 대한 우려가 금융으로 전이되면서 실물과 금융의 복합 위기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상황이 언제 종식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으로 경제 주체들의 불안 심리가 극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아시아를 거쳐 지금은 유럽, 미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금융 완화책을 썼지만 시장이 꿈쩍도 안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위기의 근본원인인 감염병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아무리 중앙은행이 돈을 푼다 한들 금융 시장에 약발이 먹히지 않는 것이다.
이는 재정정책이라도 해도 다르지 않다. 코로나19으로 소비가 위축되자 정부는 2조원 규모의 '소비쿠폰' 발행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여권에서는 이조차도 모자르다며 현금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감염병 확산을 막자며 한쪽에선 외출자제와 사회적거리두기 캠페인을 벌이면서 다른 한쪽으로 소비쿠폰을 풀어 경기를 진작시킨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코로나19에서 비롯된 경제 위기에서 근본적 대책은 역시 감염병을 조기 종식시키는 것이고 재정도 여기에 집중 투입해야 한다. 방역과 의료 시스템이 붕괴된다면 불확실성과 불안은 더욱 고조되고 경제 위기는 심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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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기업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한계 상황에 몰린 기업들의 운영 자금을 지원해 현재 상황을 이겨내고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래야 이 상황이 종식된 이후에도 소비와 생산이 정상으로 돌아가 경제를 빠른 시기에 회복시킬 수 있다. 이미 직장을 잃은 이들에게 소비쿠폰이나 현금을 살포해도 경제는 살아나지 않는다.
전세계가 빗장을 걸어잠그면서 항공, 여행, 숙박 업계는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교역이 위축되면서 수출기업들도 위기 상황이다.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자영업, 중소상인들은 한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런 기업들이 무너지면 바로 금융 부실로 이어지면서 더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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