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연기해야" vs "절대 안돼"…'수능 연기론'에 수험생들 갑론을박
2020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막기 위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을 2주 뒤인 4월 6일로 연기한 가운데 수능 등 대학 입시 관련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입 일정이 언제쯤 확실해지는지 교육부도 확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지난 17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국 학교 신학기 개학일을 4월 6일로 추가 연기했다. 전국 개학일은 원래 3월 2일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총 5주일이나 미뤄진 셈이다. 교육부는 학교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도 교육청과 학교에 법정 수업일수를 감축할 것을 권고헀고, 수업일수에 비례해 수업시수(이수단위)도 감축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런데 문제는 올해 대입 일정이다. 이미 개학 연기로 전국 단위 첫 모의고사가 이미 한 차례 연기됐고 교육 당국은 추가 연기 방안을 논의 중인 데다 수능까지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1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수능 연기 여부를 단정하긴 어렵다. 학사일정이 조금 미뤄질 수는 있지만 대입 일정은 크게 무리 없이 이뤄질 것"이라며 "고3 수험생은 대입 일정 조정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평소대로 수능 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사실상 고교 개학 연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현재로선 대입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고3 수험생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학사일정이 빠듯해질 것을 예상해 수능을 미뤄달라는 의견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수능 연기가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예정대로 시행해 달라는 의견도 나온다.
입시업체 진학사가 6~10일 고3 회원 233명을 대상으로 벌인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수능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이는 37.8%(88명), 연기해야 한다는 이는 36.1%(84명)로 거의 비슷했다.
지난 5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올해 수능 연기를 꼭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고3 수험생이라고 밝힌 그는 "모의고사는 미뤄지고 수업일수가 부족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까지 무척 바쁜 일정을 치러야 한다"며 "수행평가 시험과 생기부(학교생활기록부)를 마무리하는 중요한 3학년 1학기인 학생들의 학사일정 진행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번 고3은 통합교육 시범 운영으로 수능은 기존대로 치러야 하고, 블라인드 학생부 종합전형 등으로 시행착오의 희생양이 돼야 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강(인터넷강의)으로 수업을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수생과 같은 경쟁 상황이 될 수 있나. 중요한 여름방학까지 짧아지면 고3들은 제대로 수능과 자소서, 면접 준비를 할 수 있나"라고 수능 연기를 촉구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청원 게시판에는 "2021학년도 수능을 예정된 11월에 치를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정반대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아직 교육부가 대입 일정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은 만큼 청원자는 12월이나 내년까지 연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내비쳤다.
청원자는 "코로나19로 사회 여러 분야에서 고민하실 대통령님께 이런 사소한 청원을 드려 죄송하다"면서도 "올해 입시에 대한 방향이 빠르고 정확히 정해지지 않는다면 저를 포함한 50만 명의 수험생들은 걱정과 불안을 거듭하며 올해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연기가 되더라도 꼭 11월 내에서만 이뤄질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특히 예체능 계열 수험생들의 걱정은 더 크다. 미대 등은 수능이 끝난 후 실시가 진행되는데 수능이 연기되고 실기 시험을 치르는데 예체능계 수험생들은 실기를 준비할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예비 수험생은 "실기 준비 시간은 예체능 수험생들에게 합격·불합격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며 "그런데 실기 경험이 있는 재수생들과 함께 겨뤄야 하는 상황이라 우리 현역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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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금까지 수능은 세 차례 연기된 바 있다.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2005년과 서울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린 2010년, 그리고 포항 지진이 발생한 2017년에 수능이 연기됐다. 2005년과 2010년에는 각각 3월, 2월에 미리 연기 발표가 이뤄졌으나 2017년에는 수능 바로 전날 연기가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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