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세계 증시의 연쇄 폭락이 사실상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 중앙은행들의 잇단 파격 조치에도 미국, 유럽 등에서 국경 봉쇄와 공장 폐쇄 등이 이어지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것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확산 억제 시점이 경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2만9551까지 오르면서 3만 고지를 눈앞에 뒀던 다우지수는 불과 한 달 남짓 만에 2만 선을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시장에서는 1만대로 후퇴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13일 큰 폭으로 반등하면서 회복의 기대감을 키웠으나 여지없이 무너졌다. 폭락세는 개장과 동시에 예고됐다. 이날 오전 9시30분 개장 직후 S&P500지수 기준으로 7% 이상 급락하면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주가 급등락은 결국 불확실성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는 가운데 여행 제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 공급망 혼란 등이 실제로 얼마나 경제적 타격을 줄지 예측이 불가능하고, 막연한 불안감이 시장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외신은 "코로나19 백신이나 예상보다 낮은 감염률 등 새로운 정보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VIX지수는 이날 82.69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 위기이던 2008년 11월20일의 80.86을 넘어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일요일인 전날 밤 다급히 기준금리를 100bp(1bp=0.01%포인트)나 낮추고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7000억달러 규모로 매입했지만 이런 노력이 무색할 정도로 VIX지수가 하루 새 43% 오른 것이다.

처방전 없는 팬데믹 공포…'뉴노멀'된 글로벌 증시 연쇄폭락 원본보기 아이콘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처럼 금융권의 신용경색 등으로 시작된 게 아니라 중국에서 발생한 전염병 확산이 공급ㆍ수요의 타격으로 이어진 만큼 전염병 확산을 막지 못하면 당분간 시장의 폭락세는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이어진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유럽 4개 국가에서만 하루 사이 75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미국에서도 환자가 4000명을 넘어섰으며 아프리카와 중남미에서도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다른 유럽, 중남미 국가들이 잇따라 국경 폐쇄를 검토, 발표하고 있다.


다우존스지수는 코로나19가 중국 내에서 확산한 지난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당시에는 중국 내 코로나19만 잠재우면 다시 세계 공급망이 정상적으로 운영돼 V자형 곡선을 그리며 다시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후 한국과 이탈리아, 이란을 거점으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했고 다우존스지수 등 뉴욕증시는 점차 낙폭을 키워가며 떨어졌다. 뉴욕증시에 이어 아시아증시와 유럽증시까지 연쇄적인 하락세는 20일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증시 폭락은 코로나19 확산이 꺾이기 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오는 27일까지 이탈리아 내 FCA 및 마세라티 생산공장 6곳과 세르비아, 폴란드 공장의 조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마세라티 등 고급 브랜드에 브레이크를 납품하는 브렘보도 이탈리아 공장 4곳의 문을 닫는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연쇄 폭락을 잠재울 방법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칼리버파트너스 창립자인 패트릭 힐리는 "Fed가 무엇을 했든, 무엇을 할 수 있든 문제가 안된다"면서 "시장에서의 거래는 공포와 불확실성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로지 시장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국가에 우리가 보내는 간단한 메시지는 '검사, 검사, 검사(test, test, test)'"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모든 의심 경우에 테스트하고 양성일 경우 그들을 격리, 증상이 발생하기 이틀 전부터 밀접 접촉한 사람들이 누군지 찾아내 검사하라"고 강조했다.

AD

올리비에 블랑샤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코로나19 전염이 정점을 찍을지가 글로벌 리세션(경기 후퇴)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이코노미스트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는 "당국의 전염병 봉쇄 의지가 약하면 경제 충격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