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로금리+전세계 돈풀기'…한국도 곧 동참할 듯 (종합)
"현 경제상황 심각" 세계 중앙은행 공감대
주요 6개국 중앙은행 달러스와프 금리인하 단행
일본, 통화정책결정회의 앞당겨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 이르면 오늘 단행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도 커져
"체결시 외환위기, 자본유출 우려 확 줄어"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정현진 기자]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코로나19가 미국ㆍ유럽까지 확산하며 공포심으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중앙은행들이 세계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달러 스와프 금리를 인하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ㆍ일본 등도 서둘러 추가 금융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16일 한국은행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은은 금명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조정폭도 0.5%포인트 수준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0.5%포인트 인하를 단행할 경우 기준금리는 연 1.25%에서 연 0.75%로 하락하는 것으로, 사상 처음으로 0%대 기준금리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오전 집행간부들과 함께 회의를 열고 미국의 긴급 금리인하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임시 금통위 개최 시점과 적정한 금리인하 폭, 시장상황 등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17~18일께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17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경 통과와 함께 금리인하를 단행해 재정ㆍ통화당국이 발맞추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Fed가 17~18일(현지시간) 예정됐던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정을 이틀 앞두고 또다시 '빅 컷'을 한 이상 한은이 금리인하를 더 미룰 명분이 약해졌다.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와 마찬가지로 한국 정부가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고 세계 중앙은행의 공조 행렬에 동참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 통화체스와프를) 할 수만 있다면 아주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한미 통화스와프를 하게 되면 우리의 외환 위기나 자본유출은 덜 걱정해도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6개국 중앙은행 달러스와프 금리↓…한·중·일 완화조치도 주목=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의 동요를 진정시키기 위해 미국에 이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조짐이다. 일본은행(BOJ)은 오는 18~19일 예정돼 있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이날 정오부터 열었다. 회의 기간도 이틀에서 하루로 단축했다. BOJ는 "최근 금융경제 정세 동향을 고려해 필요한 금융 조절을 검토한다"고 일정을 당긴 이유를 설명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BOJ와 긴밀히 협력해 완화하기 위해 대담하고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BOJ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당겨 여는 것은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3월에 이어 9년 만이다. 시장에서는 BOJ가 이날 추가 금융 완화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선별적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해 5500억위안(약 95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한다.
중앙은행들의 달러 유동성 공급을 위한 공조도 진행됐다. 이날 오전(한국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1%포인트 전격적으로 인하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 BOJ, 캐나다중앙은행(BOC), 영국중앙은행(BOE), 스위스중앙은행(SNB) 등 6개국 중앙은행은 기존 달러 스와프 협정을 통해 전 세계 달러 유동성을 개선하기로 했다. 스와프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기존 1주일 단위인 스와프 오퍼레이션에 부가적으로 84일 만기 오퍼레이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기축통화인 달러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달러 대출 기한을 늘리고 달러 대출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최근 달러는 시장에서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가치가 급등했다. 달러 유동성이 부족해지면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ECB는 성명에서 "달러 자금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가격과 만기 혜택을 적절한 기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마크 카니 BOE 총재와 앤드루 베일리 차기 총재도 "이번 공조가 지난주 발표한 BOE의 조치들을 포함해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들이 취한 조치를 보완할 것"이라며 "경제적 쇼크로부터 오는 혼란을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6개국 중앙은행은 2007년 12월, 2008년 10월, 2011년 11월 등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때마다 달러 공급 확대를 통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2008년에는 일본을 제외한 5개국이 기준금리 인하를 동시에 진행하기도 했다.
◆2008년처럼…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도 커져= 전 세계 중앙은행이 공조에 나서자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올해 2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 수준인 4092억달러로 대외 건전성이 양호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안전망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통화스와프는 잃을 것이 없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코로나19 컨틴전시 플랜에는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정은 미국에 달렸다. Fed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한국 등 14개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었고, 대부분 2010년에 종료했다. 당시 ECB와 캐나다ㆍ영국ㆍ일본ㆍ호주 등 8개국 중앙은행과 먼저 통화스와프 한도를 늘렸고,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경우 2008년 10월 추가로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다만 미국이 한국과 일대일로 통화스와프를 계약하는 것은 아니라, 과거처럼 여러 국가를 묶어서 체결하는 형태가 될 것이기 때문에 협정을 체결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이 미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면 달러 유동성 안정망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상징성도 강하다. 2008년 당시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 붕괴 직전 체결한 3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가 금융 위기 여파를 줄이는 결정적인 방파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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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로 쇼크를 받는 국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 등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소영 교수는 "당시 우리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시장이 어려워지면 결국 미국 달러시장도 출렁일 수 있다는 논리로 통화스와프 협정을 설득했다"며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엔 그때보다는 더 쉽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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