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일 동안 5088번 울렸다…시도 때도 없는 재난문자에 피로한 시민들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지속하면서 긴급재난문자가 울리는 것도 일상이 됐다. 확진자 현황, 이동 동선부터 공적 마스크 판매 공지까지 그 내용도 다양하다. 하지만 일부 불필요한 내용까지도 재난문자로 보내는 탓에 피로감을 느끼는 시민들도 많아졌다.
16일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20일부터 전날인 15일까지 긴급재난문자 발송 건수는 5088건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99통으로 약 25.5배나 늘었다. 재난문자로 인해 시민들이 피로감을 호소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재난문자 발송 기준이 뭘까.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광역자치단체나 기초자치단체장은 재난에 관한 예보·경보·통지나 응급조치 등을 실시하기 위해 안내문자 발송을 할 수 있다.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재난에 대해서도 이들은 문자를 발송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재난 문자 내용을 살펴보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나 확진자 이동 동선, 확진자와 접촉한 시민들을 찾는 내용 등 필요한 내용도 있지만, 재난문자로 보기엔 다소 불필요한 문자들도 확인됐다. 코로나19 예방수칙이나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내용, 혹은 행사 참석을 자제해 달라는 권고사항까지도 '재난문자'로 알리고 있었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알람 설정을 끄기도 한다. 20대 직장인 A 씨는 "하루에 많게는 9번, 10번까지도 '삑삑' 울려대는 탓에 아예 알람을 꺼버렸다"며 "구민 중 한 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거나, 추가 확진자가 없다는 내용까지 굳이 재난문자로 알릴 필요가 있나 싶다"고 전했다.
또 거주지나 근무지와 관련 없는 지역의 재난문자까지도 받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영등포구에 거주 중인 30대 직장인 B씨는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재난문자 탓에 최근에는 내용을 읽지도 않고 끄기 바쁘다"며 "영등포구뿐만 아니라 양천구, 관악구, 동작구, 용산구 등 다른 지역의 재난문자까지도 받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는 사실 지자체의 실수가 아닌 재난문자 발송 방식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재난문자는 국내 이동통신사 LTE 기지국을 통해 발송되는데, 기지국 인근에 있는 휴대전화에 일괄적으로 문자가 보내지는 방식이다. 주거지와 무관한 지역이라도 지역의 경계에 있거나 다른 지역의 기지국에 휴대전화 전파가 포함될 때는 재난문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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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민들의 불편함과 피로감을 해소하기 위해 일부 지자체에서는 재난문자 발송 기준 변경에 나섰다. 청주시는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코로나19 확진자 동선과 오전 중 긴급 협조 사항 등만 제한적으로 송출하고, 확진자가 없을 때 송출했던 '추가 확진자 없음'이란 안내 문자도 보내지 않기로 했다. 확진자 동선은 재난문자 글자 수(건당 90자)를 고려해 확진자 1명당 안내문자가 3건을 초과할 땐 시청 홈페이지와 블로그 링크로 안내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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