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상장지수펀드 등
글로벌 증시 쇼크에 피해폭 확대
유가 폭락 원유 DLS 손실 눈덩이

직격탄 맞은 파생상품투자...원금손실·장기투자금 동결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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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이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증시 하락장의 공포가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상장지수펀드(ETF) 등 파생상품 투자자들을 엄습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포로 국내외 증시가 급락하면서 원금 손실이나 장기간 투자금이 묶일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현재 일부 원유 기초자산 DLS와 레버리지 ETF 등에서 원금 손실이 났고, ELS 등 다른 파생상품들의 경우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전날까지 국내 증시 상승을 기대하고 KODEX 레버리지 ETF에 베팅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은 약 6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해당 ETF 지수는 13%가량 하락했다. 연초 최고가(1만5570) 기준으로는 39% 떨어졌다. 지수 반등을 기대하고 레버리지 ETF와 ETN 등을 담았던 개인 투자자들은 이미 원금의 20%를 날린 상황인 셈이다.

주로 글로벌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 상품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달 12일까지 국내 ELS 발행 규모는 15조81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조6058억원) 대비 36% 늘었다. ELS의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주가지수는 코스피200, 홍콩H지수, 유로스톡스50, S&P500 등이다. 만기(2~3년)까지 자산 가격이 일정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을 경우 수익을 내는 구조다.


문제는 이들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요 지수들이 올해 최고치 대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미국 S&P500지수는 지난달 19일 3386.15로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한 달 새 26%가량 급락했다.

유로스톡스50지수도 지난달 21일 3865.18에서 2546.84로 34% 폭락했다. 홍콩H지수(14%), 코스피200(20%) 역시 크게 떨어졌다. ELS의 손실 구간이 기준가의 60~65% 수준인 점을 고려했을 때 유로스톡50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의 손실 가능성은 높아진 상황이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하락폭이 두드러지고 있는 유로스톡50은 올해 1월 평균주가지수 기준으로 손실가능 구간(기준가 대비 65%)까지 4% 정도가 남아 주가 충격 흡수 여력이 낮다"며 "S&P, 니케이225, 홍콩H지수, 코스피200 등을 기초지수로 최근 6개월 내 발행한 ELS는 20%가량 주가충격 흡수 여력이 남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주저앉을 태세인 유가도 큰 문제다. 전날(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4.5%(1.48달러) 하락한 31.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7.18%(2.57달러) 내린 33.33달러를 기록했다.


DLS는 주가, 원자재, 금리, 신용, 주식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데 국내에서는 국제 유가를 많이 사용한다. 원유 DLS의 '녹인 배리어(원금손실구간)'는 보통 가입 당시 유가의 50~60% 선이다. 증권사 발행 DLS의 상당수 녹인 가격이 30달러 초반이며, 일부는 36~37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일부 DLS 상품의 경우 녹인 배리어에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파생상품담당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3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갈 경우 원유 DLS 상품의 한해서는 원금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1일 기준 DLS 발행잔액은 공모기준 2조6291억원. 이 가운데 WTI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미상환 공모 DLS 잔액은 9217억원, 브렌트유는 5376억원 규모다. 두 지수 모두를 기초로 하는 DLS가 있어 상당수 중복 집계된 것을 고려해도 6000억원 이상의 DLS가 유가 급락에 따른 손실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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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글로벌 증시와 원유 가격의 하락세가 쉽사리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고, 사우디와 러시아 간의 석유전쟁도 언제쯤 해결될 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장기간 증시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상품 구조와 가입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이나 자금이 묶이는 사태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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