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 준비하는 대학 교수·조교 "영상 편집 할 줄 몰라…막막하다"
실험·실습 수업 미비 등 강의 질 저하 우려도
일부 학생들 등록금 부분 환불 요구

지난 2일 서울의 한 대학 캠퍼스는 한산한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개강일이 오는 16일로 연기되면서 각 대학들은 온라인 강의 등 재택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 서울의 한 대학 캠퍼스는 한산한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개강일이 오는 16일로 연기되면서 각 대학들은 온라인 강의 등 재택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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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임주형 인턴기자] #대학 조교인 A(28) 씨는 최근 교수님의 영상 강의 제작을 돕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대학 수업이 사이버 강의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 다뤄보는 영상 제작 툴과 사이버 강의 플랫폼은 생소하기만 하다. 기껏 녹화를 마친 영상을 틀어보면 교수님 목소리에 잡음이 낄 때도 있다.


A 씨는 "수업 콘텐츠를 영상 강의에 맞게 수정하는 것도 큰일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영상을 잘 다룰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3월 내내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데 솔직히 막막하다"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앞서 국내 대학들은 정부 권고에 따라 개강을 1~2주 연기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자 일부 대학들은 개강 이후 2주 동안 온라인 강의로 학사 일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대부분 대학은 이미 홈페이지 내 사이버캠퍼스를 통해 자체적으로 영상 강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대학교 강의실 / 사진=연합뉴스

대학교 강의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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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교수와 조교들의 영상 제작 능력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대다수 교수는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해 본 경험이 없을뿐더러, 수백 개에 이르는 강좌를 모두 온라인 강의로 진행하려다 보니 많은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저는 강사로 일할 때 온라인 수업을 해본 경험이 있어 그나마 형편이 낫다. 하지만 교내 교수나 강사들 대다수는 영상 편집을 할 줄 모르고, 당장 도움을 줄 수 있는 조교의 숫자도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특히 실습이 중요한 교과목은 학사 일정이 꼬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강의 품질이 좋지 않으니 학생들은 사이버 수업에 대한 걱정이 많다.


전국 27개 대학 총학생회 연대체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대학생 1만2613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49.4%가 '온라인 강의로 인해 실습, 실험 수업 등이 미비'해질 것을 우려했고, 40.9%는 '온라인 수업 대체로 인한 수업 부실'을 염려했다.


이 가운데 일부 학생들은 등록금 일부를 환불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학교 개강 연기에 따른 등록금 인하 건의'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10일 오전 기준 6만 9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2일에는 대학 개강일을 연기한 일수 만큼 대학 등록금을 부분 환불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지난 2일에는 대학 개강일을 연기한 일수 만큼 대학 등록금을 부분 환불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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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에서 청원인은 "1학기 개강이 사실상 3월30일이 됐다. 이에 따라 대부분 대학은 종강을 1~2주 단축, 16주 수업을 14~15주로 단축했다"며 "하지만 이로 인한 등록금 인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은 학기당 최소 이수시간인 15시간 수업을 온라인, 보충 강의를 통해 만족시키고 오프라인 수업도 추후에 하기 때문에 학습권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단기간 내에 생산될 수밖에 없는 온라인 강의는 오프라인 강의보다 질적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이로 인한 피해를 등록금 인하로 일부 보상 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등록금 부분 환불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행법상 부분 환불은 월 단위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대학은 수업을 1개월 전 기간 동안 휴업한 경우 해당 월의 등록금을 면제, 또는 감액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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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에서 대부분 대학들은 1~2주 동안만 개강일을 지연시킨 상태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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