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민주의 음악 5인조 무소르그스키 대표곡…죽은 친구의 그림에서 영감 얻어
8일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10일 마린스키 오케스트라·21일 예술의전당 토요콘서트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  [일리야 레핀, 1881년작]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 [일리야 레핀, 1881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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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러시아 작곡가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1839~1881)는 밀리 발라키레프, 알렉산드르 보로딘, 체자르 큐이,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와 함께 러시아 국민주의 음악을 이끈 5인조로 꼽힌다. 이들은 서유럽 음악 일색이었던 19세기 중후반 러시아에서 고유의 민족 정서가 담긴 음악을 추구했다.


무소르그스키의 대표곡 '전람회의 그림'이 이달 국내 주요 공연장에서 세 차례나 연주된다.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가 처음 내한해 오는 8일 예술의전당에서 '전람회의 그림'을 들려준다. 10일에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마린스키 오케스트라가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한다. 예술의전당이 이달 21일 마련한 토요 콘서트도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전람회의 그림' 연주로 꾸며진다.

무소르그스키는 1870년 발라키레프를 통해 건축가이자 화가인 빅토르 하르트만과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이내 절친이 되지만 하르트만은 1873년 8월 동맥류 파열로 요절했다. 무소르그스키는 자기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준 어머니가 별세한 스물여섯 살 때부터 알코올 중독에 빠졌다. 하르트만이 죽은 뒤에도 술로 슬픔을 달랬다.


친구들은 무소르그스키를 위로하기 위해 이듬해 2월 하르트만의 유작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미술 아카데미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크게 기뻐한 무소르그스키는 하르트만의 그림 열 점에서 얻은 영감으로 피아노곡 '전람회의 그림'을 완성한다. '전람회의 그림'은 열 점의 그림에서 느낀 각기 다른 감정을 표현했다. 따라서 곡은 극적 변화를 보여준다. 때로 경쾌했다가 이내 무겁게 가라앉는다.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에 영감을 준 빅토르 하르트만의 그림들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에 영감을 준 빅토르 하르트만의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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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르그스키는 영리했다. '산책'이라는 뜻의 간주곡 '프롬나드(Promenade)'를 열 곡 중간중간에 집어넣었다.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작품 하나를 본 뒤 다른 작품 쪽으로 이동하는 것에 착안한 곡이다. 그는 '프롬나드'로 전체 곡의 극적 변화 속에서 통일성을 유지했다. 독학으로 음악을 공부해 바그너나 브람스 같은 당대 유명 음악가로부터 영향 받지 않았고 그래서 클래식 음악가 가운데 개성이 매우 강한 작곡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무소르그스키의 대표곡은 이렇게 탄생했다.

'전람회의 그림'은 독특한 개성 덕에 클래식 음악 중 가장 많이 리메이크된 곡이기도 하다. 리메이크 곡 수가 40곡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록그룹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가 록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곡도 있다.


가장 유명한 편곡은 무소르그스키가 알코올 중독으로 숨지고 40여년이 지난 1922년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이 관현악 버전으로 편곡한 곡이다. 지금은 라벨의 관현악 버전이 원곡보다 더 많이 연주될 정도다.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는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448년 탄생한 로열 코트 트럼펫 연주단이 전신이다. 공연은 이 오케스트라 출신이자 덴마크 작곡가인 카를 닐센의 오페라 '가면무도회'의 서곡으로 시작한다. 이어 러시아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협연한다. 선우예권은 2017년 북미 최고 권위의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를 포함해 여덟 차례 국제 콩쿠르에서 1위에 오른 피아니스트다.


라흐마니노프는 무소르그스키와 반대로 서구적 음악을 추구했다. 무소르그스키의 화려한 음악과 라흐마니노프의 서정적 음악을 함께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이번 공연의 매력이다. '전람회의 그림'은 2부에서 연주된다. 로열 스코틀랜드 국립 오케스트라의 상임 음악감독인 덴마크 지휘자 토마스 쇤더가드가 지휘를 맡는다.

토마스 손더가드(위)와 발레리 게르기예프(아래)   [사진= 마스트미디어, 빈체로 제공]

토마스 손더가드(위)와 발레리 게르기예프(아래) [사진= 마스트미디어, 빈체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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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스키 오케스트라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관현악단이다.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는 1988년 마린스키 극장의 음악감독으로, 1996년 예술감독 및 총감독으로 임명돼 30년 넘게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도 2부에서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한다. 오랜 호흡을 맞춘 러시아 관현악단이 선보이는 러시아 음악이기에 기대감은 높다. 게르기예프와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는 클로드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으로 시작해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전람회의 그림'으로 공연을 이어간다.


2010년 세계 3대 바이올린 콩쿠르인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국가 콩쿠르와 일본 센다이 국제 콩쿠르 동시 우승, 2015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4위를 차지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협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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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현 클래식 평론가는 "두 오케스트라의 색깔이 많이 다를 것이다. 무소르그스키가 차이콥스키보다 더 러시아적인 음악을 추구했던 작곡가인데 그런 면은 아무래도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에서 좀더 잘 표현돼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좀더 야성적이고 다이나믹한 면이 있을 것이다.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덜 거치고 좀더 세련되고 선명할 느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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