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가꾸기로 ‘산림의 세대교체’…경제·공익 부문 산림가치 'UP'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치산녹화(治山綠化) 그 후’ 산림청이 숲 가꾸기를 통해 국내 산림정책의 체질을 바꿔가고 있다. 나무 심기에 집중돼 온 과거 산림정책에서 방향성을 틀어 산림의 효용성과 가치를 높여가는 데 무게를 더한다는 것이다.
숲 가꾸기는 녹화가 완료된 국내 산림자원의 세대교체를 이끌어 산림의 경제·공익적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추진된다.
◆치산녹화의 꿈, 이미 현실로 ‘하지만’=우리나라는 지난 1970년대~1980년대 치산녹화사업으로 녹화에 성공했다. 치산녹화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황폐화 된 모든 산야에 푸른 옷을 입히는 것을 목표로 지난 1967년 산림청 발족과 함께 시작됐다.
우선 산림청은 1973년~1982년 10개년 계획으로 ‘제1차 치산녹화’를 추진해 애초 목표였던 100만㏊ 조림을 1978년에 초과달성(108㏊)했다. 또 1차 치산녹화의 성공으로 일찌감치 바통을 이어받은 ‘2차 치산녹화(1979~1988)’ 사업도 처음 계획한 목표량(100만㏊ 조림)을 1년 앞당겨 완수함으로써 1·2차에 걸친 치산녹화 모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국내 치산녹화의 성공 이면에는 산림청 발족을 통한 행정력이 뒷받침되고 정부와 국민, 민간기업이 삼위일체가 돼 유기적 협력으로 나무심기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무엇보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은 우리나라를 세계적 녹화 성공 국가 반열에 올리며 산림분야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나무를 심는 것에만 치중했던 과거 치산녹화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장이 빠른 속성수의 식재로 우리 산림이 빠르게 녹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다 자란 나무가 산을 빼곡히 채워도 이를 자원으로 활용하기 어려워 산림자원의 선순환 및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맥락이다.
이는 현 시점에 산림청이 산림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는 숲 가꾸기 사업의 중요함과도 궤를 함께 하는 대목이다.
◆숲의 세대교체 속 ‘가꾸기’ 사업의 중요성=1·2차 녹화사업으로 심어진 나무는 현재 30년~40년생으로 국내 산림면적의 65.8% 비중을 차지하며 이들 나무 다수가 세대교체를 진행해야 하는 연령대에 접어든 상태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산림면적은 총 633만5000㏊로 집계되며 영급별 산림면적은 ▲1영급 20만3000㏊(3.2%) ▲2영급 16만㏊(2.5%) ▲3영급 133만4000㏊(21.1%) ▲4영급 283만1000㏊(44.7%) ▲5영급 이상 154만6000㏊(24.4%) ▲무입목지 등 26만1000㏊(4.1%) 등의 분포를 나타낸다.
영급은 몇 개의 임령(林齡)을 묶어 한 개의 연령단위로 표시한 것으로 10년 단위로 구분된다. 가령 1영급은 1년~10년생 나무, 2영급은 11년~20년생 나무가 주로 모여 있는 산림면적을 의미하며 등급이 높아질수록 노령림이 주로 분포한 지역으로 분류돼 산림의 세대교체 또한 임박해진다. 각 영급의 비율이 고르게 분포(선순환)될 때 합리적 임업경영이 가능한 까닭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산림은 30년~40년생(3·4영급) 나무가 주로 채워졌고 이들 나무 다수는 리기다소나무 등 빠른 성장속도를 우선해 단순 조림, 벌기령이 도래했다는 점에서 숲 가꾸기 사업의 중요성을 높인다.
숲 가꾸기 사업은 벌채와 나무심기(조림)를 선행한 후 새로운 수종으로 채워진 산림에서 조림목이 성공적으로 활착되도록 하고 숲(나무)의 연령에 따라 단계별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일련의 활동을 말한다.
가령 생장이 둔화되거나 목재자원으로 쓰임이 적은 속성수를 벌채하고 같은 자리에 어린나무 심기를 한 후 어린나무가 주변의 방해 없이 성장해 미래 산림자원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숲 가꾸기 사업에 핵심이다.
이는 나무의 생애주기와도 맞닿아 있으며 산림청이 추진하는 산림의 세대교체(‘벌채-나무심기-숲 가꾸기’)에 중요한 과정이 된다.
◆숲 가꾸기의 ‘고도화’…산림의 경제·공익가치 ‘UP'=치산녹화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후 1998년을 즈음해선 산림정책도 이미 ’심기‘에서 ’가꾸기‘ 중심으로 방향이 전환됐다.
특히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 외환위기는 숲 가꾸기 사업이 가속화되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당시 정부가 실업대책의 일환으로 숲 가꾸기 공공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숲 가꾸기 사업의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이 무렵 공공근로 사업에는 상시인원 1만3000여 명이 투입돼 48만㏊ 규모의 숲 가꾸기 실적을 이끌었다.
또 이를 계기로 산림청은 ▲1단계(2004년~2008년) ▲2단계(2009년~2013년) ▲3단계(2014년~2018년) ▲4단계(2019년~2023년) 등으로 ‘숲 가꾸기 5개년 계획’을 계속해 수립·추진하며 관련 사업을 고도화하고 있다.
가령 1단계 계획이 수립·추진될 당시에는 숲 가꾸기 사업의 품질향상과 전문성 강화, 2단계에선 기후변화 대응 및 녹색일자리 창출, 3단계에선 산림 기능별 숲 관리 등의 세분화, 4단계에선 지역별 산림이 가진 다양성을 반영해 최적의 자원화를 이루는 것 등으로 내용이 구체화됐다. 현재 산림청은 숲 가꾸기를 통해 경제림 육성과 산림의 공익기능을 높여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결과 우리나라의 1㏊당 임목축적 규모는 1997년 53㎥, 2010년 126㎥, 2014년 142㎥, 2017년 154㎥ 등으로 늘었고 숲 가꾸기 사업으로 새로 심어진 나무의 생장(세대교체)으로 얻어진 공익적 가치는 1987년 18조원, 2005년 66조원, 2010년 109조원, 2014년 126조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산림청은 현재 매년 11월을 ‘숲 가꾸기 기간’으로 설정해 이달 숲 가꾸기에 관한 행사를 집중 추진함으로써 국민에게 숲의 소중함을 일깨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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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숲 가꾸기 기간(11월 1일~31일)은 청소년·시민·산주 등이 생활권 주변에서 활동하는 ‘숲 가꾸기 1일 체험’, 숲 가꾸기 사업에서 생기는 목재 부산물을 불우이웃에게 전달하는 ‘사랑의 뗄감 나누기’, 국민이 자연휴양림·산림치유센터·숲길·둘레길 등지에서 숲의 소중함을 몸소 깨닫게 하는 ‘국민과 함께 하는 산림문화 체험’ 등 크게 3가지 활동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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