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 우려' 위장약 판매중단…쟁점 3가지
-단기 복용 인체 위해성 없지만, 장기 복용 땐 인체 영향 가능성
-NDMA 국제 기준은 없어…한국 잠정관리기준은 전문가 자문 거쳐 설정
-샘플마다 검출량 편차 달라 "안전"→"우려"로 입장 바꿔
잔탁과 알비스 등 국내 유통중인 위장약에서 '발암 우려 물질'로 분류된 불순물이 초과 검출된 것으로 확인된 26일 서울 용산구 한 약국에서 약사가 문제가된 잔탁을 폐기하기 위해 약상자에서 꺼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보건당국이 발암 우려 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된 잔탁 등 라니티딘 성분의 위장약 269개 품목을 판매 중단시키면서 144만명의 환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단기 복용하면 인체에 위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밝히면서도 장기 복용 시의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식약처의 조치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위장약 계속 먹어도 안전한가= 의사에게 라니티딘 성분의 위장약을 처방받아 복용 중인 환자는 지난 25일 기준 144만명이다. 해당 위장약을 단기 복용하는 경우 즉각적인 환자 위험은 없다는 것이 국내외 보건당국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영옥 의약품안전국장은 "위장약은 6주 이하로 단기간 복용하는 경우가 대다수라 건강에 해를 끼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매 중지는 '잠재적 위험을 고려한 선제적 조치'라는 설명이다.
의사와 상담 후 위장약을 계속 먹어야 한다면 다른 성분의 위장약으로 다시 처방받을 수 있다. 라니티딘을 대체할 성분으로는 시메티딘(55개 품목), 파모티딘(34개 품목), 라푸티딘(16개 품목) 등이 있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환자들은 걱정하고 있지만 실질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 복용 시 인체 위해 가능성은 커진다. 아직 장기 복용 시 인체영향평가 결과가 나온 것은 없다. 식약처는 라니티딘 인체영향평가위원회를 꾸리고 장기간 노출됐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NDMA 기준 엄격한가= 식약처가 국내외 라니티딘 원료제조소 7곳에서 만든 원료의약품을 전수조사하면서 삼은 검출 기준은 0.16ppm이다. NDMA가 포함된 라니티딘을 하루에 600mg씩 70년간 섭취하면 발암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NDMA가 검출돼 논란이 일었던 발사르탄 성분의 고혈압약의 경우 0.3ppm을 기준으로 했다. 주로 단기 복용하는 위장약에 더 엄격한 기준을 댄 것이다. 이에 대해 제약사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원료의약품에 대한 것이고 완제의약품의 유해성은 확인되지 않았는데 전 제품 판매 중지 조치는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라니티딘의 NDMA 관리기준은 없다. 식약처가 '잠정'이라고 이름 붙인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은 기준을 설정하지 않고 있으며 일본은 0.32ppm으로 우리나라보다 높다. 식약처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가이드라인과 전문가 자문 등을 토대로 이 값을 정했다. 서경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의약품심사부장은 "전문가 자문 결과 관절염 치료 등에도 위장약이 많이 쓰이고 있어 국민 안전을 위해 엄격하게 평생 노출을 가정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왜 말을 바꿨나= 식약처는 지난 16일 미국에서 문제가 불거진 이후 국내 유통 중인 잔탁을 긴급 검사한 결과 NDMA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런데 열흘 뒤 원료의약품 전수조사 결과에서는 NDMA가 초과 검출됐다고 말을 바꿨다. 이를 두고 의협은 식약처 조사 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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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식약처는 NDMA의 특성에 기인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김영옥 국장은 "불순물인 NDMA가 제품에 균질하게 혼합된 것이 아니라 시험 결과의 편차가 크다"며 "2차 조사에서 잔탁의 인도산 원료를 추가로 수거해 검사한 결과 NDMA가 초과 검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같은 제조소라도 제조 순서에 따라 NDMA가 불검출되거나 최대 53.5ppm까지 나오는 등 편차가 컸다. 라니티딘에서 NDMA가 발생한 원인은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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