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서 또…인명피해 클 수밖에 없는 '요양병원' 화재 잔혹史
김포요양병원 화재로 2명 숨지고 44명 부상
2018년 밀양 세종병원 46명
2014년 장성 효사랑요양병원 21명 사망
고령자 많고 거동 불편 환자
대피 훈련·시설 관리 등
피해 줄이려면 사전 대비해야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이정윤 기자] 또 요양병원이다. 잊을 만 하면 발생하는 요양병원 화재로 이번에도 안타까운 사상자들이 발생했다. 24일 경기 김포의 한 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십수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요양병원 화재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많다는 특성상 다수의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더욱 큰 주의가 요구된다.
신속 대응했지만…피할 수 없던 희생
24일 오전 9시3분께 김포시 풍무동 한 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이날 오후 1시45분 기준으로 A(90·여)씨 등 2명이 숨지고 4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이 가운데 9명은 응급환자로 분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관내 전 소방력을 투입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펌프차 등 장비 51대와 소방관 등 인력 1154명을 투입, 화재 발생 50여분 만인 오전 9시55분께 완전 진화했다. 이 병원에는 130여명이 입원하고 있었던 만큼 신속한 대응을 통해 그나마 피해가 더욱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상자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당초 오전 11시에만 해도 부상자가 19명으로 파악됐다가 2시간여가 지난 뒤 40명을 넘어섰다. 이는 요양병원 내에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다수 입원해 있어 자력대피가 불가능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불이 꺼진 뒤에도 건물 내부를 수색하며 추가 인명피해가 있는지 확인 중이다.
46명·21명 목숨 앗아간 밀양 세종병원·장성 효사랑 요양병원
요양병원 화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인명피해가 가장 많았던 요양병원 화재는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다. 지난해 1월26일 오전 7시35분께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46명이 목숨을 잃었고, 109명이 다쳤다. 희생자 다수는 응급실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이었다. 특히 중환자와 고령자가 많아 인명피해를 키웠다.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어서 소방설비가 불완전했고, 경찰 수사 과정에서 불법 증축도 확인됐다.
2014년 5월 발생한 전남 장성 효사랑요양병원 화재도 대표적인 요양병원 화재 사고다. 이 사고로 입원 환자와 간호사 등 21명이 숨졌다. 불은 발생 24분 만에 완전히 꺼졌지만, 고령에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대부분이었고, 마찬가지로 스프링클러 의무 대상이 아니어서 피해가 컸다. 다만 장성 효사랑 요양병원의 경우 80대 치매노인에 의한 방화 범행임이 추후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반복되는 요양병원 화재, 대응 방안은
요양병원은 말 그대로 요양을 요하거나 치료를 필요로 하는 고령 환자들이 주로 머무는 시설이다. 긴급 상황이 발생해도 신체적 어려움 때문에 피난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는 곧장 화재 발생 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쉽다.
전문가들은 철저한 예방만이 화재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보일러실, 전기 배선, 전기 기구 등 화재발생 가능성이 있는 시설을 소유자·점유자·관리자 등 인력이 상주해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 요양병원의 특성을 감안해 평상시 화재 발생에 대비한 훈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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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돈묵 가천대 설비소방공학과 교수(한국화재소방학회장)는 “요양병원은 근무하는 사람들이 환자 한명한명을 옮겨야 한다”며 “어떤 동선으로 어떻게 환자들을 대피 장비를 이용해 신속하게 피난을 시킬지 반복 훈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이 정한 소방시설을 이미 갖췄더라도 피난약자들이 입원해 있기 때문에 요양병원 종사자들이 시설을 더 확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시설에 이상이 없는지도 평소에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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