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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국 70주년 앞둔 중국의 경제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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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국 70주년 앞둔 중국의 경제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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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지방 시골 출신인 농민공들에게 베이징의 화려한 신중국 70주년 행사 준비는 먼 나라 이야기 같습니다. 경제도 안좋은데 급등하는 생활비는 인민들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시간당 30위안(약 5000원)씩 받고 파출부 일을 하며 생계를 잇고 있는 안후이성 출신 30대 여성 궈씨는 건국 70주년을 맞이한 오늘의 중국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중국 정부가 다음달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대대적인 축제를 준비중인 가운데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중국 경제의 신음은 시진핑 중국 주석의 고민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을 바라보는 중국 안팎의 시선은 확연히 다르다. 수도 베이징은 다음달 1일 공개되는 사상 최대규모의 열병식과 기념 불꽃놀이에 들떠있다. 시내 주요 도로는 경비가 강화된 가운데 깨끗하게 정비되고 있다. 도로 곳곳에는 오성홍기가 휘날리고 건국 70주년을 축하하는 플래카드와 조형물이 설치됐다.


23일 저녁 중국 중앙(CC)TV 메인뉴스에서는 가을 풍년의 기쁨으로 가득찬 농촌의 모습을 집중적을 다루며 신중국 건국 70주년의 성과가 인민의 행복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집중 조명했다. 중국 국무원도 '인민의 행복 추구: 신중국 인권 사업 발전 70년' 백서를 발표하며 70년 동안 중국이 인민의 행복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중국인들은 인권을 비롯한 각종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는 농민공들과 중국 밖의 시선은 경제에 짙게 드리워진 그림자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미ㆍ중 무역전쟁 장기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으로 야기된 식탁물가 상승, 3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경제성장률 등이 건국 70주년을 맞는 중국 지도부가 당면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중국인들의 생활을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역시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 남부지역의 경제 타격, 홍콩시위와 이에따른 유동성 경색 우려, 고령화로 흔들리는 사회보장제도 등이 건국 70주년을 맞이한 중국의 고민거리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무역전쟁에 따른 미국측의 관세 부과로 제조업이 집중돼 있는 중국 남부지역의 경제는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광둥성에서는 일자리 감소, 공장 폐쇄가 잇따르고 있고 중국 진출의 '관문'인 홍콩의 수출입 규모도 빠르게 급감하고 있다. 천원링 중국 국제경제교류중심 총경제사는 "미중 무역전쟁은 장기전이 될 것이고 무역충돌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미국은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합의사항 이행때까지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ASF확산으로 야기된 식탁물가 상승은 서민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주식인 돼지고기 가격이 2~3달 사이에 두 배씩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남부 광시성 난닝시 등 일부 지역에서는 돼지고기 판매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면서 이제는 상인들까지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30년래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중국의 경제성장률도 중국 정부의 고민 중 하나다. 올해 2분기 6.2%를 기록하며 30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조만간 6%대 사수마저 만만치 않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리커창 중국 총리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6% 성장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라고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100일 넘게 계속되고 있는 홍콩시위는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ㆍ한 국가 두 체제)까지 위협하며 정치적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건국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잇단 지방 민생 시찰에 나선 것은 중국 지도부의 고민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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