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지난 한 해 2.3조원이 넘는 규모의 금괴 48t이 세관을 몰래 통과하려다가 덜미를 잡혔다. 무엇보다 금괴를 변형해 항문 등 신체부위에 은닉하거나 공항 환승구역에서 여행객을 동원하는 등 밀수수법이 날로 교묘해지면서 세관의 관리·감시가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일표 의원(자유한국당·인천 미추홀 갑)이 최근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올해 7월 사이 밀수입·밀수출 된 금괴의 양은 5만6458㎏으로 시가 2조699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는 시가 2조3830억 원에 해당하는 금괴 4만7851㎏이 밀수입 과정에서 세관에 적발됐다. 이는 최근 5년간의 누적 금액의 88.3%, 전체 중량의 84.7%에 달하는 규모다.
연도별로는 2015년 95억 원 상당의 금괴 201㎏, 2016년 445억 원 상당의 959㎏, 2017년 1500억 원 상당의 5098㎏이 적발돼 금괴 밀수가 해마다 늘어나는 추이를 보인다. 올해만도 지난 1월~7월 1120억 원 상당의 금괴 2349㎏가 세관에서 적발됐다고 홍 의원은 강조했다.
2015년~올해 7월 적발된 적출국별 금괴 밀수현황에선 홍콩(2조2279억 원·4만4607㎏), 중국(2394억 원·5414㎏), 일본(2185억 원·5510㎏) 등이 상위 3위권을 채웠다.
이중 홍콩은 금괴에 세금(소비세 0%)을 부과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밀수량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홍 의원은 “미·중 무역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금괴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금괴 밀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금괴를 변형해 항문 등 신체부위에 은닉하거나 공항 환승구역에서 여행객을 동원하는 등 밀수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고 홍 의원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괴 밀수는 관세포탈과 불법 시세차익, 재산은닉 등에 악용되는 중범죄”라며 “관세당국은 여행자 사전정보 시스템(APIS)와 승객예약정보(PNR)를 통해 금괴 밀수우범자의 출입국패턴분석, 동태관찰 및 신변 정밀점검을 실시하고 최근 빈번해진 국내 공항 환승장 이용 금괴 밀수를 차단하기 위한 환승구역 관리강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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