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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한가위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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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한가위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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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에 울려 퍼진 재야의 종소리가 아직 귓가에 맴도는데 어느덧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며 한 해의 결실에 감사하는 한가위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9월 즈음에 한 해를 돌이켜보면 매년 '아, 올해는 정말 바쁜 해였구나'라는 감상에 젖게 된다. 하지만 정말 올해는 특별할 정도로 숨 가쁘게 지나온 해가 아니었을까 한다.


먼저 지난 2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ㆍ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4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노트르담대성당 화재, 5월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 대통령으로서의 판문점 북한 영토 방문과 미ㆍ중 무역 분쟁, 7월 일본의 경제 재재 조치, 8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들까지. 대충 생각나는 것들만 적어도 이 정도이니 실제로 올해 1~3분기 동안의 사건ㆍ사고들을 모두 모아보면 더욱 다사다난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이런 사건ㆍ사고들이 일어났을 때 대한민국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겼다는 것이다. 작금의 좌우 갈등은 말할 필요도 없고 진영의 논리와 상관없이 기득권과 비기득권 간의 갈등, 청년 세대와 장년 세대 간의 세대 갈등까지, 대한민국은 이미 거북등처럼 갈려 있다. 갈등이 심화되는 현 상황에 대해 대통령도 지난 1월 신년사, 3월 3ㆍ1절 기념식, 4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 6월 판문점 회담,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지속적으로 화합을 강조했다.


허나 실상은 화합보다는 갈등이 더욱 첨예화하는 실정이다. 지금은 구성원 간의 갈등보다는 국민 모두가 하나로 화합해 급속도로 변화하는 디지털 세상에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촉발된 세계경제의 보호무역주의 강세 그리고 주요국들의 연이은 자국 우선주의자 지도자 선출로 세계경제 상황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혼돈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이른바 3대 안전자산이라고 불리는 달러, 엔화, 금의 가치는 경제 상황이 불안할 때 가파르게 상승하는 속성이 있다. 최근 금 가격의 추세를 보면 미ㆍ중 무역 전쟁 시작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상승 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현재 세계경제 및 무역 상황이 얼마나 예측 불가인지를 보여준다. 또한 대표적 위험자산인 구리 가격 또한 위의 주장을 반증한다. 지금의 경제 상황을 투자자들은 리스크가 큰 시기라 판단해 위험자산의 비율을 낮추고 안전자산의 비율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급변하는 세계경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결속을 단단히 다지고 외란에 맞서 싸워야 하지만 현재 상황은 너무나 안타깝다. 거의 한 달이 지나감에도 법무부 장관 임명 동의 건에 대해 조금의 진전도 없이, 서로의 진영 논리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국민대통합은 권력을 가진 쪽에서 먼저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후보자의 능력도, 도덕성도 중요하지만 상대 진영을 보듬는 것도 지도자의 몫이라 판단된다.


다음 주면 한가위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지금은 무엇보다 국민 화합이 중요한 시기다. 당장 닥쳐온 출생률 0%대의 세계 최악의 노령화 국가로의 전환, 반도체 일변의 경제적 구조, 세계 무역시장의 혼돈, 북한의 핵 문제 등 지금 터져나오는 정치적ㆍ경제적 이슈가 아니더라도 국민이 힘을 합쳐 헤쳐나가야 할 문제들은 너무나 많이 쌓여 있다. 추수를 하기 전 농사의 중요 고비를 다 넘겼다 해서 미리 곡식을 걷어 조상들에게 감사하고 마을 사람들과의 화합을 도모하는 한가위의 본래 뜻을 이어받아 지금까지의 문제들을 모두 잘 넘겼다고 생각하고 추석을 전후해 국민이 좀 더 화합할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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