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산림파괴와의 전쟁…불법벌목 토호·軍에 철퇴
지방정부 등 유착관계에 지지부진…옥냐 2명 전격구속 등 처벌강화
2018년 영국의 환경보호단체인 환경조사국(EIA)이 펴낸 '상습범(Serial Offender)'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실린 캄보디아 불법 벌목 목재를 수송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
[아시아경제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캄보디아 정부가 산림 파괴와의 전면전에 나섰다. 대규모 산림 벌목을 자행한 현지 토호 세력을 전격 구속하는 등 불법 행위 처벌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3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캄보디아 현병대는 불법으로 산림을 벌목한 뒤 베트남으로 목재를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옥냐' 두 명을 전격 구속했다. '옥냐'는 내전으로 피폐해진 국가 재건을 위해 일정 금액을 정부에 기부한 재력가에게 부여하는 칭호다. 과거에는 옥냐 칭호를 받으려면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의 현금이나 현물을 기부하면 됐지만 2017년부터는 이 금액이 50만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기준 캄보디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1485달러의 330배가 훌쩍 넘는 금액이다.
캄보디아 내에서 이 칭호를 부여받은 사람은 현재까지 70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경제ㆍ사회적 영향력이 큰 계층이다 보니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의 이번 조치는 현지 정국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에 대한 유럽연합(EU)의 무역특혜 중단이 임박한 상황에서 훈센 총리의 최대 정적인 삼랑시 구국당 대표권한대행이 오는 11월 귀국하겠다고 밝히고 나서면서 경제ㆍ정치적 난관에 직면한 정부가 '개혁'을 내세워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훈센 총리 정부의 산림 파괴와의 전쟁을 최전선에서 담당하고 있는 곳은 2016년 1월 설립된 산림범죄예방위원회(NCFCP)라는 임시기구다. 이 기구를 이끌고 있는 것은 훈센 총리의 최측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사오속하 현병대 사령관이다.
이번에 구속된 두 옥냐 역시 NCFCP에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훈센 총리는 NCFCP 출범 당시 공수부대원 400명과 무장 헬기 2대를 배속시켰으며 불법 벌목꾼이 저항할 경우 로켓 발포까지 허가했다.
다만 NCFCP는 설립 이후 3년을 훌쩍 넘기도록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대규모 벌목 대부분이 현직 군인이나 옥냐이다 보니 지방정부는 물론 군부나 경찰과 끈끈한 유착관계를 맺고 있는 탓이다. 앞서 지난해 영국의 환경보호단체인 환경조사국(EIA)은 '상습범(Serial Offender)'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캄보디아 동북부 지방에서 불법으로 베어낸 목재를 베트남으로 밀반출하는 과정에서 현지 산림경비원과 군인, 헌병, 기자들에게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뿌리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캄보디아에서 불법 벌목과 목재 밀수출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주요 밀수출 대상국인 베트남의 풍부한 수요다. 캄보디아와 라오스에서 목재를 수입해 재가공한 뒤 수출한 덕분에 베트남은 현재 세계 5위, 동남아시아 1위의 목재가구 수출국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의 지난해 목재가구 수출액은 94억달러에 이른다. 유럽의 일부 환경단체는 지난 6월 체결된 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을 두고 EU 집행위원회가 캄보디아로부터의 멸종 위기종인 장미목을 비롯한 고급 수목을 '훔친' 베트남을 정당화해줬다고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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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훈센 총리는 최근 일부 군과 경찰 고위 간부들이 부정한 돈벌이를 하고 있다며 옥냐 칭호를 갖고 있는 군인과 경찰관은 이 칭호를 모두 포기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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