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접속 고시, 가이드라인 둘러싸고 입장 팽팽

페이스북發 '망사용료' 갈등 격화...쟁점 세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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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와의 소송에서 승소한 페이스북이 상호접속고시를 개정하고 망(網) 이용 가이드라인을 폐기하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통신사쪽도 반격에 나섰다. 상호접속고시가 실질적으로 망 이용료를 늘렸다는 증거가 희박한데다, 가이드라인 제정은 망 사용료 이슈에 있어 최소한의 공정계약 원칙을 세우는 것이라며 페이스북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상호접속 고시'와' '망사용료'를 둘러싸고 엇갈리는 콘텐츠 제공업체(CP)와 통신사 측의 3대 쟁점을 정리해봤다.


①'상호접속 고시'가 문제? = 국내외 주요 CP들은 성명서를 통해 "세계에서 유례없는 '상호접속고시' 방식으로 비용부담이 커졌다"라고 주장한다. 상호접속고시가 무정산에서 종량제로 바뀌면서 망 이용료가 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 대해 통신사들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을 비롯한 글로벌 CP들은 영업비밀을 근거로 망사용료를 밝히지 않고 있어 얼마나 늘었는지 명확한 수치를 공개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관계자는 "통신사는 상호정산을 이유로 CP에 대한 망 이용대가를 인상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정산이 망 이용대가의 핵심이 아니다"면서 "망 이용대가 상승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 망 비용 회피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상호접속고시가 떠받치고 있는 우리나라 통신망 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2016년 상호접속고시가 개정된 이유로 당시 미래창조과학부(현 과기정통부)는 '인터넷 트래픽 증가에 따른 투자비용 회수', '인터넷 망 사업자의 투자 유인 제고'를 꼽았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상호접속고시가 트래픽 기반인 것은 투명성을 담보해 힘의 논리가 아니라 룰에 기반해 CP와 ISP가 협상할 수 있도록 만든 최소한의 장치이기 때문"이라며 "무정산 원칙으로 돌아가면 오히려 공정성보다는 힘의 우위가 더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② 글로벌 스탠더드는 무정산?= CP들은 인터넷 상호접속 무정산이 세계적 흐름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트래픽 불균형과 비대칭이 심화되는 경우 망 이용대를 지불하는 것이 오히려 글로벌 스탠더드다. 프랑스텔레콤(현 오렌지)과 코젠트는 2005년 상호접속시 무정산하기로 했지만 코젠트가 과도한 트래픽을 프랑스텔레콤으로 보내자 망 이용대가를 요구했고 규제당국도 프랑스텔레콤의 손을 들어줬다. 구글은 코젠트 사례를 참고해 2013년 프랑스텔레콤과 직접접속 계약을 체결, 망 이용대가를 내고 있다. 컴캐스트와 콘텐츠전송대행사업자 레벨-3와의 계약에서도 선례를 찾아볼 수 있다. 레벨-3가 넷플릭스와 계약을 체결하고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자 컴캐스트는 망 이용대가를 요구했고 레벨-3는 별도 협정을 맺고 접속료를 지불했다. KTOA 관계자는 "과거 무정산은 인터넷 트래픽 측정이 어렵고 트래픽 양이 많지 않을 때 적합했지만 최근에는 측정이 가능해져서 트래픽 불균형이 있을 때 이를 반영해 정산을 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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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정부 개입 과도하다?= 페이스북 등 CP들은 방통위가 추진 중인 망 이용료 가이드라인도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적 계약 영역에 정부가 개입해선 안된다는 점이 주된 근거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법 이전의 지침과 준칙 성격으로 최소한의 공정한 룰을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 통신사 측의 주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은 법적 효력보다 정부 정책방향에 대한 시그널적 성격이 더 강한데, CP에 극명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공정성과 지배력 남용을 막을 수 있는 기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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