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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프로야구 선수, 유소년 선수에게 금지 약물 투여(종합)

최종수정 2019.07.03 15:25 기사입력 2019.07.0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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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모씨, 유소년 야구교실 선수에게 불법 스테로이드계 약물 직접 투여

-1회당 300만원씩 1년간 1억6000만원 상당 챙겨

-식약처, 8월 말 스테로이드 제제 집중 수사 결과 발표

식약처가 지난 5월 말 이 씨의 야구교실과 거주지를 압수수색해 압류한 스테로이드 제제와 성장호르몬 등 10여개 품목과 투약 관련 기록물

식약처가 지난 5월 말 이 씨의 야구교실과 거주지를 압수수색해 압류한 스테로이드 제제와 성장호르몬 등 10여개 품목과 투약 관련 기록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소년 야구교실에서 청소년에게 불법으로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투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해당 야구교실을 운영하는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모(35)씨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 씨는 대학 진학이나 프로야구 입단을 목표로 하는 유소년 야구교실을 운영하며 선수들에게 밀수입 등을 통해 불법으로 유통되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남성호르몬 등을 주사·판매했다. 이 씨는 국내 보디빌더 선수에게 불법 약물을 받았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황소의 고환에서 추출·합성한 남성 스테로이드(테스토스테론)의 한 형태다. 세포 내 단백 합성을 촉진해 단기간에 근육 성장과 발달을 가져오지만 갑상선 기능 저하, 복통, 간수치 상승, 불임, 성기능 장애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는 이를 금지약물로 지정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5월 말 이 씨의 야구교실과 거주지를 압수수색해 스테로이드 제제와 성장호르몬 등 10여개 품목과 투약 관련 기록물 등을 전량 압류했다. 이 씨는 유소년 야구선수들에게 "몸을 좋게 만들어주는 약을 맞아야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원하는 프로야구단이나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고 속였다. 이 씨는 야구교실 사무실에서 성장호르몬에 증류수를 미리 섞어 준비한 뒤 운동이 끝난 학생들에게 직접 주사를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이런 장면이 담긴 CCTV 화면도 확보했다.


이 씨는 강습비 명목으로 무허가 스테로이드 제제와 각종 호르몬을 1회당 300만원을 받고 직접 학생들에게 주사해 1년간 1억6000만원 상당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조지훈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 수사관은 "1회 300만원은 3개월 스케줄 동안의 성장호르몬, 스테로이드제제, 부작용 방지 약물 등을 포함한 금액"이라며 "수사 중이라 금액과 기간은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씨는 전직 프로야구선수로서 도핑 검사 원리를 파악하고 스테로이드 제제의 체내 잔류기간을 계산해 투여하는 등 치밀하게 도핑검사와 보건당국의 단속을 피해왔다.


식약처는 수사 당시 이 야구교실에 다니던 20~30명의 유소년 선수 가운데 불법 의약품을 투여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수 7명을 도핑방지위원회에 검사 의뢰했다. 그 결과 2명은 양성으로 확정 판정받았고, 나머지 5명에 대한 도핑 검사는 진행 중이다. 이들은 모두 고2~고3 학생들이며 현재까지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조지훈 수사관은 "일부 학부모는 이 씨에게 속았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의도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학부모를 참고인으로 조사할 것"이라며 "이 유소년 야구교실 출신으로 프로 입단한 선수 2명에 대해서도 참고인으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이 씨에게 주사를 맞은 사회인 야구단 일반인 1명에 대한 도핑 검사도 진행되고 있다.


식약처는 보디빌더들이 불법 약물 투여를 스스로 고백하는 '약투' 파문이 인 뒤, 불법 스테로이드 약물에 대해 3개월간 기획수사를 벌여왔다. 국내 제조책 등 20여명을 입건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는 확보된 판매 대상자 명단을 도핑방지위원회에 공유하고 운동선수를 가려내 도핑결과에 따라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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