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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자사고 지위 박탈된 상산고 가보니 … "전북교육 죽었다"

최종수정 2019.06.20 14:23 기사입력 2019.06.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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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자사고 지위 박탈된 상산고 가보니 … "전북교육 죽었다"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전주)=이승진 기자] '전북교육이 죽었다.'


20일 전북 교육청 정문 앞엔 근조화환 네 개가 놓였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200여명에 달하는 상산고 학부모들은 모두 검은색으로 통일한 상복 차림이었다. 끝내 지정 취소가 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비장한 표정을 한 학부모들은 여기저기서 불만을 표출했다. 고3 자녀를 둔 이선옥(51)씨는 "서울은 평가 기준이 왜 70점이나 되냐고 놓고도 싸우고 있다"며 "아이들도 술렁거리고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현행 자사고 재지정 기준은 70점이지만 전북교육청만 자사고 재지정 기준을 80점으로 지난해 말 상향했다.


경기도 평택에서 온 박은경(47)씨는 "공교육이 제대로 해줬으면 이렇게까지 자사고에 목 매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반은 만들지 않고 무조건 폐지는 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광주에서 온 정현주(46)씨도 "전국에 자사고가 다 없어지면 공교육이 정상화되는 거냐"며 "기초학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아이들이 무엇을 위해 노력하고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르포]자사고 지위 박탈된 상산고 가보니 … "전북교육 죽었다"


학부모 사이에선 음모론도 널리 퍼져 있다. 정부의 자사고 폐지 기조에 맞추기 위해 교육감이 이런 평가를 기획한 것이란 음모다. 익명을 요청한 한 학부모는 "평가 마지막 항목을 보니 두루뭉술하게 마이너스 5점이 나왔다"며 "작년에 지표를 바꾸지 않으면 기준 점수 80점을 넘을 게 확실해보였다"고 말했다. 발표 당일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출장으로 부재 중인 것도 문제가 됐다. 또 다른 학부모는 "단 한 번도 (교육감과) 직접적으로 이야기해본 적이 없다"며 "면담 신청은 작년부터 꾸준히 해왔다"고 비판했다.

상산고 총동창회도 성명서를 내고 교육청 결정을 비판했다. 총동창회는 "전북교육의 정상화를 간절히 바라온 수많은 사람들의 소망을 철저히 짓밟은 처사"라며 "전북 교육의 미래는 죽었다고 단언하며 이에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자사고 평가에 반대하는 학부모 연대도 이날 오전 서울교육청 정문 앞에서 가두시위를 벌였다. 시위에는 자사고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등 500여명이 참여해 정부의 자사고 정책을 비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전주=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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