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예술가 띄운 사회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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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 먼로, 엘비스 프레슬리, 존 레논, 믹 재거 그리고 버닝썬 승리, 정준영. 이들 공통점은 너무나 자유로운 영혼?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또는 뭔가 아뜩한 거리감?


요즘 들어서는 딱 떠오르는 한 가지가 있다. 이루 다하지 못한 책임감이다. 누구는 대중들이 믿고 의지할 만한 새도 없이 가버렸다. 어떤 이는 팬들이 교감하기엔 너무도 멀리 바깥으로 일탈해버렸다. 범죄로도 나타나고 말았다.

그렇게 예술가의 사회적 책임은 연예인 자신에게도 대중에게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메릴린과 엘비스가 철저한 자기 관리를 했더라면 사람들은 더 많이 즐겁고 행복했을 게다. 존 레논이 끝내 비틀스를 지키고 믹 재거가 바람을 덜 피웠다면 이들 불후의 밴드들이 더 높은 성층권에서 빛났을지도 모른다. '먼지가 되어' 빨려가는 우리네 심각한 뉴스 메이커 연예인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기업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대신 연예인 CSR(Celebrity Social Responsibility)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업 CSR와 달리 연예인 CSR에서 가장 큰 특징이자 쟁점이 되는 것은 공공성이다. 사회적 책임의 근간이 되는 공적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중이다. 과연 '연예인은 공인인가?'에 답부터 해야 할 때가 찾아 왔다.

유명 연예인을 공인이라고 여겨온 오랜 관행이 있어 왔다. 톱 배우 음주 운전은 지체 없이 톱기사로 뜬다. 연예인이 경찰, 검찰 출석하면 운집하는 카메라는 정치인, 공직자 그룹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파파라치 관찰 카메라까지 더하면 인기 연예인 뉴스는 일기예보보다 훨씬 더 자주 찾아오는 가십의 향연이 되어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공인이라는 연예인 이미지는 미디어 선정주의와 옐로 저널리즘이 부추긴 허깨비에 가깝다. 파파라치까지 달라붙어 과다한 정보(Too Much Information) 공세로 작전과 조작을 일삼는 세력들의 정치 매체학이자 상업 물신주의가 주범이다. 이에 유튜브 등 슈퍼 플랫폼 환경이 증폭하는 가짜 뉴스, 엔터테인먼트 쇼 텔링이 범람하며 온갖 통속, 속물 하수도 문화를 양산해온 업보이기도 하다.

안주 거리로 공급하는 과다한 연예인 뉴스는 모름지기 문화가 지녀야 할 고유 가치와 대중의 이용할 능력을 크게 왜곡시키고 만다. 사람들에게 평화와 행복을 주기는커녕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정제되지 않은 무단 찌라시 소비로 대중들을 휘몰아친다.

가장 큰 원인은 등불과 등대 역할을 해야 하는 퀄리티 미디어가 없다는 데 있다. 문화산업 전체를 통틀어 비전 제공자 그룹이 수행하는 리더십이 취약하다는 것도 큰 문제다. 그러니 '연예인은 공인인가?'라는 소모적 논쟁이 때마다 하염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분명히 체크해보자. 유명 인기 연예인을 공인이라는 헐렁한 표현으로 두루뭉수리하게 말했다간 질 나쁜 미디어 도당에 속절없이 유린당하고 만다. 그보다는 연예인을 공공재, 준 공공재, 부분 공공재 또는 방송 등 미디어에 대해 공영 상업주의라고 애써 나눠 보듯이 좀 더 정확하게 세분화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다른 나라에선 유명인을 공인(정치인ㆍ공직자ㆍ특별한 셀레브리티 등), 공적 인물(일반적 셀러브리티ㆍ제한적 명사)도 나누어 보기도 한다. 독일처럼 시대사적 인물(Person der Zeitgeschichte) 등으로 하는 표현도 좋다. 송해, 이순재, 최불암, 안성기. 이런 분들은 특별한 공적 존재이자 명사로서 시대사적 리더에 해당한다. 그 밖에 수없이 명멸하는 신인, 중견, 일반 공적 존재들은 스타라고 그냥 불러왔던 그대로 사용하는 게 맞다.


굳이 연예인에게 공인이라는 굴레를 덧씌우지 않아도 모든 직업인은 공적 존재로서 책임을 부여잡게 마련이다. 덧붙여 윤리적 의무, 대의적 의무까지 책무 레퍼토리가 이미 차고 넘친다.


연예인을 공인이라며 떠드는 이면엔 광고업자나 선동가로 변질한 미디어계 악덕 상업주의와 이에 부화뇌동하여 타락한 '블랙 스타'가 있다. '공인 마케팅'을 펼쳐야 직성이 풀리는 이상한 습성에 악덕 미디어와 이해관계에 얽힌 상업주의가 도사리고 있었다.

결국 대중 예술가의 사회적 책임은 그들 예술가를 띄운 사회의 책임에 다름 아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달리 연예인과 예술가는 체계적으로 사회 공헌을 준수해야 할 책무는 없다. 법적 문제가 생겼을 때 여느 개인처럼 넘어가긴 힘들지만 공인 딱지로 흔들어 가중하거나 경감하는 변칙은 필요 없다.


유명 인사가 된 연예인 스타는 본디 선한 영향력을 최대 자산으로 갖고 있다. 선한 영향력은 공인이라는 이상한 표현과 전혀 상관없이 늘 역동적으로 변모하게 되어 있다. 지금이라도 공인 논란을 끝내야 연예인을 한껏 띄운 이 사회가 뒤늦게라도 책임을 지는 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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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한국문화경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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