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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의 On Stage] 핑크빛 샌디 "내 매력은 당당한 섹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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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리스'서 샌디 연기 양서윤 "꼭 하고 싶었던 뮤지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1950년대 미국 대중문화에서 핑크색은 독특한 위상을 차지한다.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가 1955년에 구입한 첫 캐딜락은 핑크색이었다. 핑크색은 뮤지컬 '그리스'에도 잘 어울린다. 1950년대 미국 고등학교를 그린 작품. 여학생들의 클럽 이름도 '핑크 레이디'다.


배우 양서윤(28)은 지난 2월13일 쇼케이스 무대에 핑크색 의상을 입고 올랐다. 핑크 레이디의 데뷔 무대였다. 핑크 레이디는 제작사 오디컴퍼니에서 대중들이 좀 더 편하게 뮤지컬을 접할 수 있게 하려고 만든 걸그룹이다. 그리스에 출연하는 여배우 다섯 명으로 구성됐다. 양서윤은 맏언니이자 리더다. '센 언니' 같은 느낌이다. 연습이 한창이던 지난달 26일 양서윤을 인터뷰했다. 양서윤은 긴 청치마에 흰색 티, 베이지색 가디건을 입고 나타났다. '연분홍'빛이었다. 그는 열여덟 살 때부터 뮤지컬 배우가 될 꿈을 꿨다. 어린 시절 취미는 디즈니의 작품에 나오는 노래 부르기였다.

"고등학생 때 유튜브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인어공주'를 봤다. 시에라 보거스라는 배우가 노래 부르는 영상이 충격적이었다. 스스로 끼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디즈니 노래를 뮤지컬로 들으니까 너무 멋있고 꼭 해보고 싶었다."


양서윤은 2011년 동국대학교 연극학부에 입학했다. 내성적인 성격은 연기를 하면서 변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함께 작업을 하다 보니 내성적인 면들이 바뀌어갔다. 그는 "배우라는 직업은 작품을 할 때마다 스스로 성장함을 느낀다는 점이 좋다"고 했다. 그는 동국대에서 정극을 많이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체호프의 '갈매기'는 분명히 할 것이라 생각했고 아서 밀러의 '시련'도 하고 싶었다. 둘 다 못 했다. 1학년 때 교수님이 '너는 왜 이렇게 예쁜 척을 하는 것 같니'라고 하셔서 '예쁜 척 한 적이 없는데 예쁘게 봐주셨으면 제가 예쁜 거 아닌가요'라고 대답했다가 4년 동안 코메디 극에만 끌려다녔다."

양서윤  [사진-= 오디컴퍼니 제공]

양서윤 [사진-= 오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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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메디 극에서 익힌 감각이 몸에 뱄는지 그가 편하게 말을 해도 주변에서는 웃음이 터진다. 그는 그리스 오디션 때 긴 머리를 묶고 스모키 화장을 하고 갔다. 그가 생각한 배역은 핑크 레이디의 리더 '리조'였다. "저는 제가 굉장히 섹시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섹시해서 샌디가 안 될 줄 알았다." 오디션을 보기 전에는 대선배 최정원(50)과 전화하며 "리조를 해보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양서윤은 2015년 뮤지컬 '아가사'에서 앙상블로 데뷔했다. 당시 최정원이 주인공이었다. 최정원은 그리스에서 샌디와 리조 역할을 다 해보았다. 양서윤이 샌디를 맡은 다음 연락하자 최정원은 "귀여워서 샌디가 잘 어울린다"고 했다. 양서윤은 "나의 섹시함을 아직 덜 보여드려서인 것 같다"고 농담을 했다.


양서윤이 생각하는 섹시함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매력"이다. 원래 핑크는 남성의 색이었으나 20세기 중반 여성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주인이 바뀌었다. 양서윤은 "과거 그리스에서 샌디는 그냥 예쁜 인물이었는데 이번 그리스에서는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매력적인 인물로 나온다"고 귀띔했다.

양서윤은 고등학생일 때 그리스를 두 번 봤다. 그에게 그리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뮤지컬 배우들의 전형적인 이미지였다. 젊고 에너지가 넘쳤기에 '꼭 젊을 때' 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뮤지컬 그리스는 2014년에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공연됐다. 양서윤이 대학을 졸업하기 전이었다. 그는 "이번에 안 되면 제 인생에는 그리스가 없다"고 호소해 오디션을 통과했다. 어찌나 기뻤던지 오디션에 합격하고 눈물이 나기는 처음이었다.


그는 2015년 '밀당의 탄생'에서 선화공주, 2016년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처럼 예쁜 역할을 했다. 당시에는 신인 배우였고 꼭 해내고 싶다는 열정만 앞섰다. 지금은 그 열정이 다듬어져서 관객들과 좀 더 잘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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