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배터리 시장 '피 흘리는 중', LG vs SK 기술·인재 유출 신경전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저가수주 논란 등 글로벌 시장서 경쟁 격화…국내업체 간 신경전 불러와

中·日 업체에 경쟁력 밀려

제도적 지원 강화한 중국처럼

한국도 정부지원 뒷받침돼야


배터리 시장 '피 흘리는 중', LG vs SK 기술·인재 유출 신경전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2차전지를 둘러싼 LG화학 SK이노베이션 간의 치열한 경쟁이 핵심기술 침해 소송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간 2000억 달러(2019년)에 달하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업체간 수주 경쟁이 격화되면서 기술 침해, 인력 유출 등에 대한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업체간 소송전이 장기화될 경우 '제 2의 반도체'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바닥을 치고 있는 '메이드 인 코리아'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될 것으로 우려한다.


◆'저가 vs 원가 경쟁력' 가격 수주 논란=지난달 29일(현지시간) LG화학이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 침해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하기 5일 전인 24일. LG화학은 이날 열린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의 추격으로 수주 경쟁이 심화되고 있냐는 질문에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수주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는 수익성, 경제성이 전제되지 않는 수주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객사 입장에선 수익성 중심의 수주 활동으로 경쟁사 대비 가격 차이가 크다고 느끼고 있을 상황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말했다. SK를 지목하진 않았지만 시장에서 저가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자 다음날, SK이노베이션이 맞받아쳤다. SK이노베이션은 25일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저가 수주로 인한 장기적인 수익성 우려와 관련, "최근 경쟁사에서 언급한 것이 특정 업체를 지칭한 게 아니라 일반적인 것인 듯 하다"며 "수주 전략은 테크놀로지와 원가 경쟁력에 기반하는 만큼 외부에서 저가 수주 여부를 평가할 처지에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새 격전지 미국, 치열한 경쟁=LG와 SK의 한차례 공방전 후 업계는 조만간 양사간 신경전이 재연될 것으로 점쳤다. 예상은 현실이 됐다. 중국에 이어 새 격전지로 떠오른 미국에서 선제적 위치에 서기 위해 LG화학이 핵심기술 침해 소송 카드를 꺼내들었다. 실제 LG화학이 영업비밀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미국 델라웨어주는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미국 법인(SK Battery America)'의 소재지다.


미국에서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공장 투자했으며, 삼성SDI 도 배터리팩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19일 미국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서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투자금은 1조1300억원에 달한다.


LG화학은 2010년부터 미국 미시간주 배터리공장을 통해 GM 등 자동차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데 올해 부터 추가로 증설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SDI도 삼성전자의 미국 전장부품 자회사인 하만과 완성차 고객사를 공유하는 등 시너지를 추진하기 위해 미국에 배터리셀공장 투자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경쟁력 떨어지는 한국, 기술 및 정부 지원 시급=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배터리 3사의 지난해 수주액은 110조원으로 같은기간 반도체 수출액(141조원)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이들 3사의 점유율은 미약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상위 10개 기업 중 일본업체가 3곳, 중국업체가 5곳, 한국업체가 2곳(LG화학, 삼성SDI)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한국 배터리 업체의 경쟁력이 중국, 일본에 비해 갈수록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LG화학과 삼성SDI는 2017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에서 각각 3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2018년에는 각각 4위와 6위로 내려갔다. SK이노베이션은 여전히 순위권 밖이다.


이처럼 한국 업체의 경쟁력이 후진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세계 최대규모의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배터리 산업을 적극 육성하면서 한국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부품소재 및 기술투자 확대를 비롯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은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기술혁신을 위한 산업 생태계 조성, 전문 연구개발(R&D) 인력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세제 지원 및 충전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국내 전기차 시장을 촉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