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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라이프]더 달고 짜진 배달치킨…경기(景氣)와 반비례

최종수정 2019.03.25 08:44 기사입력 2019.03.0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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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라이프]더 달고 짜진 배달치킨…경기(景氣)와 반비례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양념치킨이 더 달고 짜졌습니다. 3년 전과 비교해 100g당 당류 함량은 6.2g에서 8.6g으로 38.7% 증가했고, 나트륨은 402.7㎎에서 516.0㎎으로 28.1% 높아졌습니다. 같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도 매장별로 최대 4배나 차이가 납니다.


8일 서울시 보경환경연구원이 공개한 배달치킨 4종의 당과 나트륨 함량입니다. 서울시는 소비자시민모임과 함께 지난해 8∼9월 가맹점 수가 많은 상위 6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배달 치킨 4종을 조사해 이 같은 수치를 발표했습니다.


BBQㆍBHCㆍ네네치킨ㆍ페리카나치킨ㆍ교촌치킨ㆍ굽네치킨 모두 30개 매장의 인기 품목 4종(프라이드, 양념, 간장, 치즈치킨)을 수거해 당과 나트륨 함량을 조사했다고 합니다.


105건을 조사한 결과,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수치와 비교해 당과 나트륨 함량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류의 함량은 조사 품목 4종 가운데 양념치킨이 가장 높았습니다. 반면 나트륨 함량은 치즈치킨이 가장 많았습니다.


동일 브랜드, 같은 메뉴라도 매장별로 당류 함량은 최대 4배, 나트륨 함량은 최대 1.6배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특히 100g당 당류 함량은 양념치킨이 프라이드치킨의 17.2배에 달했습니다. 가장 당이 적게 나왔던 업소의 프라이드치킨(0.1g)과 가장 당 함량이 많았던 양념치킨(13.1g)의 차이는 무려 131배입니다.

그런데 이번 조사 결과가 함의(含意)하는 바는 남다릅니다. 먹고살기가 더 팍팍해졌다는 사실이 우리가 흔히 즐겨 먹는 배달치킨에서 가감 없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서글픈 현실입니다.


현실이 쓰고, 고달프니 치킨의 맛은 그만큼 달고 짜진 게 아닐까요?


서울시는 이번 조사에서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 결과와 비교한 수치를 내놓았습니다. 2015년과 지난해 실시한 각기 다른 조사의 결과를 비교한 겁니다.


이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추이(한국은행)와 단순 비교하겠습니다. 2015년 2.8%, 2016년 2.9%, 2017년 3.1%, 2018년 2.7%로 경제성장률은 하향 추세에 접어들었습니다. 특히 2018년 경제성장률은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당과 나트륨 함량의 증가는 서민들의 고달픈 삶과 반비례한 듯 합니다. 명예퇴직으로 밀려난 샐러리맨들이 퇴직 후 가장 많이 뛰어든 사업이 이른바 '닭집'으로 불리는 치킨집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쉽게 창업할 수 있지만 또한 실패할 확률도 높다는 뜻입니다. 안정적 삶에서 무한 경쟁으로 내몰린 살얼음판에 빗댈 수 있습니다. 또 치킨은 주머니 가벼운 중산층이 가장 즐겨 먹는 배달 음식입니다. 경기가 좋던 시절 온 가족이 주말이면 고깃집으로 향하던 풍경과 사뭇 달라진 것이죠. 이들이 더 달고 짠 맛에서 잠시 위안을 받은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서울시는 이번 결과를 놓고 "(시민들이) 달고 짠 치킨에 익숙해져 더 자극적인 맛을 찾기 쉬우나 건강을 위한 메뉴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고달픈 삶을 달고 짠 치킨에서 위로 받으려는 시민들에겐 마이동풍(馬耳東風)이 될 수 있습니다.


조사 대상 6개 프랜차이즈 업체 중 4개는 서울시에 자체 개선 계획을 제출하고 당ㆍ나트륨 절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답니다. 가맹점의 조리매뉴얼 준수 실태를 파악하고, 재교육을 실시하는 등 관리를 강화한다는 내용입니다.


과거 고교시절 '선도부'가 떠오릅니다. 복도에서 좌측 통행을 감시했던 이들이죠. 시대가 변하면서 좌측 통행은 과거의 산물이 됐습니다. 관(官)의 지나친 민간 개입은 언제나 부작용을 불러왔습니다. 최근 '제로페이' 논란이 불러온 화두이기도 합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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