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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32> 아미노산과 단백질 대사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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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은 모든 생명체 안에서 수많은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각종 조직과 장기의 구조와 기능, 통제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며,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은 단백질이 한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이라는 작은 물질들이 수백, 수천 개가 긴 사슬로 연결되어 크고 복잡한 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20종류아미노산들의 배열이 각 단백질에 고유하고 특수한 기능을 결정한다.


하나의 단백질은 한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단백질의 기능이 다양한 만큼 단백질의 종류도 대단히 많다. 인간의 세포에 들어있는 약 25,000개의 유전자 가운데 약 20,000개는 각종 단백질을 만드는 단백질 암호화 유전자인데, 각 유전자는 복수의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으므로 인간의 몸에서는 수만 종류의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의 모든 활동에 어떤 세포에서 어떤 시간에 어떤 단백질을 얼마만큼 만드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밥에 들어있는 탄수화물을 소화시키기 위해서는 침샘과 췌장 세포에 있는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소화효소인 아밀라아제를 생산하는 유전자가 적당한 시간에 켜져서 아밀라아제를 필요한 만큼 생산하여야 한다. 여기에 차질이 생기면 바로 소화불량에 걸리는 것은 물론이다.


잠을 자야 할 시간에 뇌세포에 있는 멜라토닌을 만드는 유전자가 켜져서 멜라토닌을 적당량 생산하지 않으면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 식사 후에 췌장세포에서 인슐린을 생산하는 유전자가 인슐린을 분비하지 않으면, 혈당이 너무 올라가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이처럼 수만 종이나 되는 단백질 가운데 그때그때 딱 필요한 단백질만 생산되니 참으로 신비스럽다.


단백질의 부품이 되는 아미노산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식물과 대부분의 박테리아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20종류의 아미노산을 모두 합성할 수 있지만, 동물이나 사람은 일부 아미노산만 만들 수 있다. 사람의 몸에서 합성하지 못하는 9종류는 반드시 음식물로 섭취해야 하는데, 이를 필수 아미노산이라 부른다. 나머지 11종류는 다른 아미노산의 구조를 바꾸는 방법으로 합성한다.

아미노산을 처음 합성하기 위해서는 질소가 반드시 필요한데, 공기의 78%를 차지하는 질소는 두 개의 원자가 삼중으로 결합하여 매우 안정적인 불활성 상태로 존재하므로 소수의 미생물을 제외하고는 직접 이용할 수 없다. 이러한 질소를 반응성이 높은 암모니아나 질산염, 아질산염과 같은 질소화합물로 변환시켜야 이용할 수 있는데, 이러한 과정을 질소 고정(固定)이라고 한다.


질소를 생물학적으로 고정할 수 있는 생명체는 박테리아밖에 없다. 박테리아는 식물의 뿌리 부근에 살면서 철과 같은 금속효소를 이용하여 질소를 고정하여 질소화합물을 만든다. 식물은 박테리아가 만든 질소화합물을 이용하여 아미노산을 만들고, 다시 단백질을 만든다. 뿌리혹박테리아는 고정한 질소화합물을 콩과 식물에 주고 대신 탄수화물을 받는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박테리아가 질소를 이용하여 질소화합물을 만들고, 식물은 질소화합물로 아미노산을 만든 다음 다시 단백질을 만들며, 동물이나 사람은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한 다음, 일부는 그대로 일부는 모양을 바꾸어 단백질 암호화 유전자의 프로그램에 따라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하는 과정이 천연계에서 일어나는 단백질 대사다.


단백질 대사를 이해하면 우리가 할 일은 명확하다. 우리 노력으로 모든 유전자를 일일이 찾아서 켜줄 수는 없다. 히포크라테스의 말처럼 유전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면(생명이야기 6편 참조) 나머지는 ‘몸 안에 있는 의사’인 유전자가 다 알아서 할 것이다. 식사는 단백질, 특히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지 않도록 편식하지 않으면 충분하다(생명이야기 125편 참조).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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