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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싱어 레이디 가가의 스크린 도전 성공기…'스타 이즈 본' 아카데미 영예도?

[라임라이트]가가, 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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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고기 드레스 입은 파격 아이콘서 맨 얼굴·갈색머리 수줍은 뮤지션으로

브래들리 쿠퍼와 긴밀한 호흡으로 아름다운 라이브 선율…오스카 여우주연상까지 거론

시간 흘러도 사랑받는 게 목표…미적지근하고 자비로운 가수는 싫다

'비난을 기회로' 진정한 소통 꿈꾸는…세상을 변화시키는 진심의 아이콘


톱스타 잭슨(브래들리 쿠퍼)의 화려한 무대에 열광하는 무명 가수 앨리(레이디 가가). 이내 얼굴에 곤혹스러운 빛이 스친다. 잭슨이 즉흥적인 소개와 함께 무대로 불러냈기 때문이다. 그녀가 작곡한 '섈로(Shallow)'를 함께 부르자고 제안한다.

"난 못해요."

"할 수 있어요."

"제발, 잭슨. 농담 아니에요. 장난치지 말아요."

"날 믿으면 돼요."


잭슨은 마이크 앞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말해봐, 소녀야. 지금 세상이 행복하니? 아니면 더 많은 게 필요하니? 다른 무얼 찾고 있니?"

앨리는 불안에 떨지만 조금씩 마음을 다잡으며 화답한다.


"깊숙이 빠져 드네. 내가 뛰어드는 걸 봐. 바닥에 부딪히지 않고. 뚫고 나가. 상처 입지 않을 곳으로. 얕은 곳에서 멀리 벗어나. 얕은 곳에서. 얕은 곳에서 멀리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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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타 이즈 본'에서 또 한 명의 스타 탄생을 알리는 장면이다. 긴밀한 호흡과 라이브 연주로 아름다운 선율을 전한다. 가수에게 초점을 온전히 맞춘 화면에서 파격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레이디 가가의 면모는 찾을 수 없다. 수수한 옷차림의 스테파니 조앤 앤젤리나 제르마노타(레이디 가가 본명)만 있을 뿐이다. 맨얼굴과 본연의 갈색머리로 돌아가 그녀가 겪었을 법한 발자취를 재현한다. 고단한 삶에 자리한 절박한 마음이다. 닳고 닳은 이야기에 더해진 진정성으로 가가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까지 거론된다. 무대를 넘어 스크린에서도 전성시대를 예고한다.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단순히 중독성 강한 노래와 미친 듯한 퍼포먼스, 독특한 의상 덕에 스타가 됐다고 생각한다. 알고 보면 남다른 노력과 팬들을 향한 순수한 마음 덕이 더 크다. 그녀는 어린 시절 음악 영재로 불렸다. 네 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 열세 살에는 발라드 곡을 작곡했다. 대학교를 자퇴하면서까지 음악활동에 전념했다. 가가의 아버지는 음악으로 성공하지 못하면 다시 학교로 돌아온다는 조건으로 1년 치 아파트 임대료를 내줬다.


"가족을 등지고 집을 나와 제일 싼 아파트를 구해야 했다. 거기서 쓰레기 같은 음식만 먹었다. 누군가 내 음악을 들어줄 때까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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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당대 문화 아이콘을 보며 영감을 얻으려고 애썼다. 특히 팝문화에 매료돼 앤디 워홀과 관련된 책들을 독파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스타일의 예술을 대중에게 사랑받는 예술로 승화시키는 방법을 익혔다. 가가는 시애틀 위클리와 인터뷰할 때 "워홀에 단단히 빠져 있다"고 했다. "상업예술에 대한 인식을 순수예술만큼 끌어올리려고 했던 열정을 존경한다. 음악계는 점점 과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팝 아티스트라고 하면 적대적이다. 대다수의 인디 록 밴드와 싱어 송 라이터들은 팝스타나 음반 제작에 엿 먹으라는 식이다."


그녀가 바랐던 스타는 인기곡 하나로 기억되는 그것이 아니었다. 시간이 흘러도 사랑받는 팝가수다. 연예인이 장수하기 어려워진 시대. 특히나 속옷이나 포르노, 돈을 주제로 음악을 하는 가가의 경우는 더욱 오래가기 어렵다. 하지만 그 속에서 그녀의 진심이 전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녀는 2010년 MTV 뮤직비디오 어워즈에서 생고기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대중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그녀가 해괴망측한 옷을 입은 건 매체의 관심을 자신에게 집중시키기 위해서였다. 미군부대의 '묻지도 말하지도 마라' 정책에 반대했다. 군부대 안에서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성적 기호를 밝히는 것을 반대하는 제도에 "인권 유린이나 다름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제 게이 팬들이 정부로부터 억압을 받고 있어요. 우리가 신념을 지키지 않거나 권리를 위해 싸우지 않으면 곧 뼈에 붙은 고기만큼의 권리만 남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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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는 성소수자나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 등 특정 주제에 꾸준히 관심을 보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생긴 신념에 따라 움직이고 노래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행보에 모두가 박수를 보내지는 않는다. 그녀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콘서트 객석에서 '진짜 싫어', '이 쓰레기는 뭐야'와 같은 플래카드를 들고 야유를 보내기도 한다. 가가는 비난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는 비범함을 보인다.


"그런 플랜카드를 보며 저는 '바로 이거야. 이 사람들 열 받았네'라며 좋아해요. 무엇이든 다른 사람들의 신경에 거슬리게 해야 돼요. 말하자면 화산 폭발 같은 거죠. 뭔가에 미치지 않고는 폭발하지 않잖아요. 무언가 거슬리는 게 나타나야 하고, 그래서 결국 터져야 하는 거예요. 저는 일반적이고 미적지근한 음악을 하려고 나온 게 아니에요. 그렇다고 인자하고 자비로운 연예인이 되려는 건 더더욱 아니죠. 사람들 신경에 거슬리는 행동을 계속 하고 싶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제가 내고자 하는 메시지의 일부가 되는 거고, 결국엔 그들이 변화를 주도하는 거죠."


그녀의 팬들은 충성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그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가가는 여유가 생기면 신인 시절 자신을 불러준 작은 클럽에서 노래할 만큼 고마움을 표현하는데 열정적이다. 직접 나서서 자신의 팬들을 보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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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공연을 보러 친구들이 왔었어요. 하나같이 네 팬들은 전부 좀 이상해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학교에서 놀림을 받을 만한 애들만 모였다고요. 맞아요. 특이해 보이는 애들이나 괴짜 예술가 같은 친구들이 많아요. 불량해 보이는 친구들도 있고요. 저는 그게 정말 좋아요. 왜냐하면 딱 저의 어렸을 때 모습을 보는 것 같거든요. 우리는 한패처럼 보이죠. 팬들도 그걸 알고 있어요. 우리만의 작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녀는 작은 세상에서 보다 단단한 결속과 화합이 이뤄질 수 있다고 자신한다. 팬의 모습에서 스스로를 발견하며 자신이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에만 집중한다. 그것이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진정한 소통이라고 믿는다. 스크린에서 앨리의 얼굴에 자신을 투영했듯이 말이다.


"내가 어떤 문제를 다룰 수 있을까? 사회적 이슈에 어떻게 관여할 수 있을까? 젊은 사람들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그냥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정말 지독한 히피로 사는 거예요. 그게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이니까요."


* 재키 후바의 '광팬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등 참조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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