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폭언 등 교권침해 10년새 두 배 이상 늘어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초등학교에서만 34년을 근무한 최모(58·여·서울 구로동) 교사는 다음달 말 퇴직을 앞두고 있다. 반평생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터라 4년 남은 정년까지 마치고 싶었지만, 결국 많은 고민 끝에 명예퇴직을 결정했다.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학교를 떠나는 교사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015년 연금법 개정 직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명퇴 신청 교원 수는 한동안 감소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올 들어 다시 6000명을 웃돌고 있다. 하반기 퇴직 예정자 수를 합치면 이보다 훨씬 많아질 전망이다.
안정적 직장을 등지고 조기 퇴직을 원하는 교사가 늘고 있는 건 무엇보다 교육 현장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변한 데 따른 것이다. 교권 추락으로 더 이상 교사로서의 자부심이나 긍지를 갖지 못하게 된 것은 물론, 학교폭력이나 안전사고 등에 대한 오롯이 교사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역시 명예퇴직을 앞둔 황모(61·남·충남 부여) 교사는 "교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돼도 학생들이 '선생님' 하고 부르며 따라주는 그 힘으로 버텼는데, 교사의 책임을 넘어서는 일로 학부모의 질책이나 항의를 받으면 심적 부담을 넘어 자존감까지 낮아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교사가 존경받지 못하는 풍토에선 학생들에게 지식이든, 인성이든 뭔가를 가르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축의금 10만원 냈는데 갈비탕 주다니"…하객 불만...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