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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 추락에 학폭 책임까지"…'명퇴' 신청하는 선생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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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 퇴직 신청자 6000명 넘어
학부모 폭언 등 교권침해 10년새 두 배 이상 늘어

"교권 추락에 학폭 책임까지"…'명퇴' 신청하는 선생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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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초등학교에서만 34년을 근무한 최모(58·여·서울 구로동) 교사는 다음달 말 퇴직을 앞두고 있다. 반평생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터라 4년 남은 정년까지 마치고 싶었지만, 결국 많은 고민 끝에 명예퇴직을 결정했다.
최 교사는 "교사가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에게 체벌은커녕 훈육 등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다는 사실을 학생 스스로 잘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문제 아이와 같은 반이 되지 않게 해달라는 등 갖가지 민원을 제기하는 등 부담감도 퇴직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했다.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학교를 떠나는 교사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015년 연금법 개정 직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명퇴 신청 교원 수는 한동안 감소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올 들어 다시 6000명을 웃돌고 있다. 하반기 퇴직 예정자 수를 합치면 이보다 훨씬 많아질 전망이다.

안정적 직장을 등지고 조기 퇴직을 원하는 교사가 늘고 있는 건 무엇보다 교육 현장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변한 데 따른 것이다. 교권 추락으로 더 이상 교사로서의 자부심이나 긍지를 갖지 못하게 된 것은 물론, 학교폭력이나 안전사고 등에 대한 오롯이 교사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학부모의 폭언이나 폭행, 악성 민원 등으로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 건수가 2007년 204건에서 2017년에는 508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학부모에 의한 교권 사건이 절반을 넘었다. 교권침해 사례 가운데는 수업을 방해하는 남학생의 어깨를 잡았다가 성추행으로 몰리거나, 수업 중 애정행각을 벌이는 남녀 학생에게 주의를 주다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고발된 경우도 있었다.

역시 명예퇴직을 앞둔 황모(61·남·충남 부여) 교사는 "교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돼도 학생들이 '선생님' 하고 부르며 따라주는 그 힘으로 버텼는데, 교사의 책임을 넘어서는 일로 학부모의 질책이나 항의를 받으면 심적 부담을 넘어 자존감까지 낮아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교사가 존경받지 못하는 풍토에선 학생들에게 지식이든, 인성이든 뭔가를 가르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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