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 지출은 매년 확대…"기금건전성 우려…지출 늘릴려면 새는돈 같이 막아야"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A씨는 올해 초 물품을 배달하던 중 가로수와 부딪혀 다리가 골절돼 산재보험금 1억3000여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 조사 결과 A씨는 실제 근로자가 아닌 사업주로 드러났다. 산재보상을 받기 위해 근로자로 조작해 산재를 신청한 것이다. 공단은 곧바로 부당이득 배액(3억7700만원) 징수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2200만원을 회수하는데 그쳤다.
산재보험기금이 줄줄 새고 있다. 사적인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조작하거나 사업주가 근로자로 속여 산재보험금을 수령해가는 등 부정수급이 만연하지만 회수율은 정체다. 부정수급을 찾아냈음에도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매년 기금지출을 늘리고 있어 장기적으로 기금 건전성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5년 간 부정수급 회수율은 10% 안팎 수준을 맴돌고 있다. 2014년 16.53%, 2015년 14.71%에서 2016년엔 4.3%로 크게 주저앉았다. 지난해엔 10.96%를 기록, 가까스로 두자릿수를 회복했지만 올해 또다시 한자리수로 떨어지며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0년 산재보험 부정수급 조사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올 1월에는 전국 6개 지역본부에 부정수급예방부를 설치ㆍ운영하는 등 노력을 더 기울였지만 회수성적은 더 저조한 셈이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기금 지출계획을 매년 늘리고 있다. 2014년 11조8854억원이었던 예산액은 2017년 12조2782억원까지 올랐다. 올해는 14억9573억원으로 전년 대비 21.8%나 늘렸다. 내년도 예산(정부안)은 15조1137억원이다. 저조한 환수율을 감안하면, 지출이 늘어나는 만큼 받지 않아야 할 사람에게 새 나가는 돈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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